오늘도 34도, 대프리카보다 더운 강원 동해안…내일 돌변한다

천권필 2023. 5. 1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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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포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이 소나무 숲 그늘에서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16일부터 전국에 때 이른 폭염이 찾아온 가운데 17일에도 전국 대부분이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강릉·속초 등 강원 동해안은 한낮에 기온이 34도까지 오르면서 한여름 수준의 무더위가 나타날 전망이다.

기상청은 “따뜻한 남서풍이 유입되고 햇볕에 의해 기온이 오르면서 오늘(17일) 낮 기온은 내륙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30도 이상, 특히 일부 강원 동해안과 경상 내륙은 33도 이상으로 오르는 곳이 많아 덥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11시 현재 강원 강릉은 31.8도로 이미 30도를 돌파한 상태다. 평년과 비교하면 13도 이상 높은 수준의 한여름 더위가 찾아온 것이다. 오후에는 기온이 더 올라 강릉과 삼척 등은 낮 최고기온이 34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기온으로 이른바 ‘대프리카’로 알려진 대구보다도 2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내륙 지나고, 태백산맥 넘으면서 공기 더 달궈져


17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 그늘막에서 시민들이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이렇게 강원 동해안에 폭염이 가장 강력하게 나타난 건 바람의 방향과 태백산맥이라는 지형적 효과가 겹쳤기 때문이다. 최근의 때 이른 폭염은 한반도 남쪽에 자리 잡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중국 내륙 지역의 뜨거운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유입되면서 발생했다. 이렇게 남서쪽에서 불어온 뜨거운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푄 현상으로 인해 더 데워졌다. 푄 현상은 바람이 높은 산을 넘어 하강하면서 고온건조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전남에서부터 육지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데워졌고, 결정적으로 푄 현상으로 인해 강원 동해안 지역의 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바람 바뀌면서 내일 기온 뚝…제주 최대 80㎜ 비


18일부터는 전국이 흐려지면서 폭염의 기세도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장 더웠던 강원 동해안은 바람의 방향이 동풍으로 바뀌면서 기온이 더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내일(18일)과 모레(19일)는 날씨가 흐려지면서 낮 기온이 오늘(17일)보다 5도 안팎으로 떨어지겠다”며“강원 동해안은 동풍이 유입되면서 오늘보다 10도가량 떨어지겠으니, 큰 기온 변화에 따른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주와 남해안 지역에는 18일에서 19일 오전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주도에는 20~60㎜, 한라산에는 80㎜ 이상의 많은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남해안에는 5~30㎜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일부터 모레 사이 제주도 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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