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오른팔 정운 장군 전사한 부산포해전, 그 곳에 이순신도로 생긴다
부산항 북항재개발지역 내 신설도로 도로명 주소가 ‘이순신대로’로 결정됐다. 부산항은 임진왜란 때 대승을 거둔 부산포였다. 그동안 해당 도로 작명을 두고 갑론을박했는데 역사성을 담은 이름으로 가닥이 잡혔다.
부산시는 17일 “북항재개발지역 중심을 지나는 도로 이름을 정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한 끝에 ‘이순신대로’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 도로는 부산 중구 중앙동 5가 17-1번지에서 시작해 동구 초량동 45-69번지까지 구간이다. 도로 길이는 2.3㎞, 폭 40~53m(왕복 8차로)로 북항재개발지역 내에 있으며 충장대로 옆 도로다. 동구와 중구 관할 행정구역이다.
이순신대로로 결정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당초 부산시는 동구와 중구가 추천한 ‘북항대로’와 ㈔부산대첩기념사업회 추천 안인 ‘부산대첩(대)로’를 놓고 고민했다.
사업회 측은 북항재개발지역이 임진왜란 때 대승을 거둔 부산포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 이순신 장군과 관련한 기념관이나 역사관이 없기 때문에 ‘부산대첩(대)로’로 지어 상징성을 부여하자고 했다. 또 해당 도로 옆에 충장공 정발 장군 이름을 딴 충장대로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충장대로에 부산대첩(대)로가 새로 생기면 역사적 의미를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발 장군은 1592년 임진왜란 첫 전투에서 부산진성을 지키다 순국했다.
반면 동구·중구 등은 ‘북항대로’로 해야 미래 지향성이 분명해진다고 주장했다. 길고 어려운 이름은 편의성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부산시는 지난 3월 15~29일 여론을 수렴했다. 이 과정에 (사)부산대첩기념사업회 등을 통해 ‘이순신대로’라는 안이 추가됐다. 결국 시는 지난 8일 위원 12명이 참여한 주소정보위원회를 거쳐 ‘이순신대로’로 확정됐다. 부산시는 17일 이런 내용을 시보 등에 고시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 이순신대로가 있긴 하나 관련 법상 시·군·구를 달리하고 반경 5㎞ 이상 떨어져 있으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항은 임진왜란 당시 부산포해전을 치른 곳이다. 당시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수군이 왜군 선박 150여척을 무찔렀다. 조선 해군은 부산포해전 승리를 계기로 바다를 장악하며 임진왜란 승리 기반을 만들었다. ‘부산시민의 날’ 역시 부산포해전 승리일인 10월 5일로 정했다.
특히 ㈔부산대첩기념사업회에 따르면 부산포 해전은 이순신 장군이 치른 4차례 부산지역 해전(옥포·당포·한산·부산) 중에서도 가장 치열했다. 이 전투에서 이순신 장군은 오른팔이었던 녹도만호 정운(鄭雲) 장수를 잃었다. 이 때문에 이순신 연구자들은 “정운을 내어주고 부산을 얻었다”는 말을 한다.
48년간 이순신 장군을 연구해온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은 “이순신 장군은 임진년 5월에서 9월까지 4차례 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는데 선조에게 장계(狀啓)를 올릴 때 가장 치열했던 전투를 부산포해전으로 손꼽았다”며 “이순신대로만 만들 게 아니라 부산대첩 기념관과 기념공원까지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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