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간호법 거부권은 독선"…野,본회의 재표결 추진
이재명 "약속파기 정치 있어선 안 돼"
윤석열 대통령이 두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간호법 제정안을 놓고 여야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국회로 넘어온 간호법 제정안은 재표결 이후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간호법에 대해 "국민 건강권 직결된 문제인 만큼 민주적 절차인 국회법에 따라 추진하겠다"며 "재투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 "간호법 재투표" vs 국민의힘 "尹 일방 독주 프레임 씌워"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제20회 국무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 거부권을 심의·의결한 뒤 재가했다. 간호법이 지난달 27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약 20일 만이었다.
박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시행령 정치로 국회 입법권을 위협하더니 이제 거부권 정치로 삼권분립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면서 "거부권 행사는 독선, 독단, 독주의 다른 말"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거부권 행사는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새로운 국정 동력을 얻으려면 정치 실종 상태를 해소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약속하고 여당이 스스로 발의한 법안에 대해 반대하고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며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논의에 참여해 합의한 내용을 스스로 파기한 거다. 코미디이고 사기"라고 비난했다. 또 "자신들이 발의한 법안을 2년에 걸쳐 많은 논의와 토론 끝에 합의해놓고 결정적으로 처리하려고 표결에 들어가니까 퇴장해버린 사람들이 민주당에 입법 독주라고 누명을 씌우느냐"며 "거부권 행사가 바로 행정 독주"라고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강훈식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이건 (윤 대통령) 본인의 공약이고, 여야가 합의 처리했고, 본회의 직회부 과정에서도 철저히 국회법을 준수했다"며 "공약을 본인이 거부한 헌정사 최초의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쟁점법안 강행 처리가 윤석열 정부의 거부권을 유도하는 정치적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오전 BBS라디오에서 “민주당은 끊임없이 갈라치기 법, 소위 말해서 특정 사람들에 대해서 포퓰리즘적인 법안을 발의하고 정부 여당이 이것에 대해서 반대하고 거부권을 행사(하게 한다)”면서 “(민주당이) 내년 선거에서 소통 부재, 대통령의 일방 독주라는 프레임을 씌우겠다는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입법하고 있다” “민주당은 끊임없이 갈라치기 법, 소위 말해서 특정 사람들에 대해서 포퓰리즘적인 법안을 발의하고 정부 여당이 이것에 대해서 반대하고 거부권을 행사(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날 윤 대통령이 간호법을 재의 요구한 데 대해서는 “내용 면에서나 절차 면에서나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법을 그대로 통과시키면 의료 체계 내에 갈등이 심화되고 그거는 결국은 국민의 건강 생명과 직접 연결된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회로 넘어온 간호법…폐지 수순 밟나
간호법은 국회 본회의에 다시 상정돼 재표결될 경우 부결·폐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본회의 재표결에서는 재적 의원의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어야 의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 단독으로는 통과시키기 어려운 구조다. 앞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양곡관리법 또한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부결된 바 있다. 부결되면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간호법은 의료법 등으로부터 간호사 관련 내용을 독립시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간의 업무 범위를 정하고 간호사의 근무 환경 및 처우를 개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놓고 의사, 간호조무사, 응급구조사 등은 ‘간호사 특혜법’이라며 반대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간호법 명칭을 ‘간호사 처우법’으로 바꾸고, 간호조무사 학력 요건을 ‘특성화고 이상’으로 하는 중재안을 민주당에 제시했으나 타협이 이뤄지지 않았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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