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코인 논란' 김남국 윤리특위 제소…"말로만 쇄신" 비판에 부담

오주연 2023. 5. 1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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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17일 김남국 의원 윤리위 제소 결정
여야, 오늘 윤리특위 구성...징계 논의 착수

더불어민주당이 17일 가상자산(코인) 투기 논란 속에서 탈당한 김남국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 김 의원이 탈당함에 따라 당 자체 진상조사가 사실상 중단됐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쇄신을 강조한 당의 진정성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징계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남국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이같이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민주당은 지난 14일 쇄신 의총에서 김 의원의 코인 논란에 대해 "개별 의원의 탈당으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면서 자체 진상조사에 대한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엄정한 조사 후 징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김 의원이 자료 제출에 적극 나서지 않는 데다가 이번 논란에 당 지도부의 대응도 미온적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제2의 조국 사태'에 빗대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대 위기에 빠졌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결국 김 의원을 제소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여야는 윤리특위 전체회의에서 특위 구성을 완료하고,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 등의 논의에 본격 나선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에 나와 "오늘 양당 수석이 만나 협의하면 결론이 나올 것"이라며 "그 결론에 대한 책임은 결국 그런 결정을 내린 정당이 오롯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이 김 의원 징계에 비협조적이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징계 수준을 도출할 경우 그에 따른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는 일종의 경고로 해석된다.

코인 투기 논란을 일으킨 김 의원에 대해 국회법상 최고 징계인 '의원직 제명'을 주장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전날 윤리특위 간사간 회동에서 민주당에 국회 차원의 공동징계안 발의를 건의했다. 국회의원 징계는 최장 60일간 자문위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보다 속도를 내자는 차원에서 이같이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 절차를 내세우며 지도부와 협의하겠다며 입장을 유보했다. 이 사무총장은 "어제 양당 수석 간 (만남에서), 양당이 합의하면 숙려기간 없이 곧바로 심사에 돌입할 수 있기 때문에 (징계 논의에 착수)하자 하니까, 민주당이 간사 선임이 되지 않았다며 오늘 논의하자 해서 미뤄졌다"며 "국민들께 실망스러운 말씀이지만, 민주당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리위서 어디까지 징계할 수 있냐는 질문에 "제명까지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김남국 코인게이트TF를 꾸리는 한편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강조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조사한다는 게 한계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어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권익위라든가 인사혁신처 관계자들의 보고를 받고 그다음 발생했던 일 등을 맞춰가며 진상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이날 김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징계 논의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박 대변인은 "당 차원의 진상조사 결과를 검토해서 윤리위 제소를 추진할 방침이었는데, 김 의원의 코인 거래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어서 한계가 있다"며 "당의 진상조사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 지체하지 않고 윤리위에 제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해서 제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는 이재명 대표가 직접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 시간에 코인 거래를 한 것은 김 의원이 인정했다"면서 "공직자 윤리 규범을 준수할 의무가 있는데, 이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서 윤리위에 제소할 필요가 있다고 이 대표가 발언했다"고 전했다.

관건은 징계 수위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의원직 제명'을 언급하고 있지만, 윤리위에서 민주당이 어디까지 논의하게 될지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김종민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예단해서 정치적으로 얘기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국민이 다 보고 있고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대충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가상자산을 관련 기관에 자진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국회의원 전원의 가상자산 현황을 공직자 재산등록 담당 기관인 인사혁신처에 자진 신고하도록 하고, 가상자산 취득·거래·상실에 관해 부패 방지 담당 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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