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돌부처… 불펜으로 복귀한 오승환
돌부처가 제 자리를 찾았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41)이 다시 불펜으로 복귀했다.
오승환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다. 2005년 삼성에 입단한 뒤 무수한 기록을 세웠다. 단일 시즌(47개) 및 통산 최다 세이브(374개), 최다 구원왕(6회), 한국시리즈 최다 세이브(11개) 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오승환은 '끝판왕'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개막 이후 7경기에서 4세이브를 거뒀지만, 평균자책점 4.91로 흔들렸다. 블론세이브도 두 차례 범했다. 좌완 이승현에게 잠시 마무리를 맡기고, 오승환이 셋업맨 역할을 맡기도 했으나 나아지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과 정현욱 투수코치는 강수를 띄웠다. 선발 등판이었다. 부담없이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감을 되찾으라는 의미였다. 정현욱 코치가 현역 시절 시도해 효과를 본 적도 있었다. 결국 오승환은 지난 3일 대구 키움전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오승환은 통산 621번째 등판에서 박찬호(38세 9개월 13일)가 갖고 있던 최고령 선발(40세 9개월 18일) 기록을 깨트렸다.
오승환은 1회 김혜성에게 선제 투런포를 맞는 등 5이닝 5피안타(1홈런) 3실점하고 패전 투수가 됐지만, 희망을 보여줬다. 그리고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재정비하고, 꼭 열흘 만인 14일 돌아왔다.
오승환은 16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2-8로 뒤진 9회 초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가볍게 처리했다. 빠른공은 최고 시속 143㎞에 머물렀으나 슬라이더, 스플리터까지 여러 구종을 구사했다. 특히 최근 KIA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최형우와 10구 승부 끝에 2루 땅볼을 유도했다.
돌아오긴 했지만, 원래 보직인 클로저로 돌아온 건 아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뒤 "2-1로 앞서던 상황에서 몸을 풀었고, 9회에 던지게 하려 했다. 역전을 당했지만 등판 간격이 길어 경기에 내보냈다"며 "계속해서 세이브 상황에서 내보낼지는 고민중"이라고 했다. 오승환의 구위와 컨디션을 점검하면서 등판시키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결국 오승환이 소방수를 맡을 수 밖에 없다. 오승환은 지난 1월 팀 훈련 기간 3주 전부터 일본으로 넘어가 몸을 만들었다.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멋지게 마무리를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삼성도, 오승환도 멋진 피날레를 그린다.
대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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