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당 메뉴판에 ‘파오차이’…서경덕 “中에 빌미 제공”

이정헌 2023. 5. 1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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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국내 관광지 식당 메뉴판 등에서 김치를 중국어로 번역하면서 '파오차이(泡菜)'라고 쓴 곳이 여전히 많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서 교수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치찌개, 김치만두 등 김치가 주재료로 사용되는 음식에 아직까지 파오차이로 번역된 곳이 많다"며 "이런 상황은 중국에 빌미를 제공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중국어 번역 표기에서 김치를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소금에 절인 채소'인 파오차이로 쓴 곳이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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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주변 식당 메뉴판, 관광객용 번역 표기에
김치 중국어 번역 ‘파오차이’ 쓴 곳 많아
“식당, 손님 다같이 관심갖고 시정해야”
메뉴판에서 김치만두가 '파오차이'로 잘못 번역 표기된 모습.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 7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을 통해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한 바 있다. 서경덕 교수 제공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국내 관광지 식당 메뉴판 등에서 김치를 중국어로 번역하면서 ‘파오차이(泡菜)‘라고 쓴 곳이 여전히 많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서 교수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치찌개, 김치만두 등 김치가 주재료로 사용되는 음식에 아직까지 파오차이로 번역된 곳이 많다”며 “이런 상황은 중국에 빌미를 제공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자주 찾는 주요 관광지 주변 식당의 메뉴판은 한국어로 메뉴를 먼저 소개한 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번역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중국어 번역 표기에서 김치를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소금에 절인 채소’인 파오차이로 쓴 곳이 많다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이 최근 몇 년간 파오차이를 근거로 한국 전통음식인 김치가 자국 고유음식이라고 왜곡·주장해 오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11월 24일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한국 김치의 굴욕’이라는 제목에서 ‘쓰촨파오차이’가 국제표준인증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쓰촨식 피클 표준으로 인정된 것으로 김치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김치 공정’ 속에 김치의 중국어 번역이 파오차이로 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 7월 22일 ‘공공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을 일부 개정하면서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했다.

메뉴판에서 김치찌개가 '파오차이'로 잘못 번역된 모습. 서경덕 교수 제공


서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왜곡에 맞서 적극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김치 표기 역시 함께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관광객이 한국으로 대거 몰려오고 있다. 식당 측은 김치 표기가 잘돼 있는지 한번 살펴봐야 한다”며 “손님들은 잘못된 표기가 있으면 식당 측에 시정을 요청하는 등 다 함께 관심을 갖고 김치의 올바른 표기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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