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전 7기' 최원준, 시즌 첫 승리로 4연승 견인

양형석 2023. 5. 1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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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6일 키움전 6이닝 5피안타 5K 1실점 호투, 두산 4-1 승리

[양형석 기자]

▲ 두산 선발 최원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kt의 경기. 두산 선발투수 최원준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두산이 키움을 꺾고 이승엽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4연승을 내달렸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1안타를 터트리며 4-1로 승리했다. 지난 주말 안방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3연승을 거뒀던 두산은 고척으로 자리를 옮겨 주중 첫 경기에서 키움을 제압하면서 4위 NC다이노스와의 승차를 반 경기로 유지하며 5위 자리를 지켰다(18승 1무 16패).

두산은 4회 키움 선발 최원태으로부터 선제 투런홈런(7호)을 때려낸 양석환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8회 쐐기 솔로포(4호)를 터트린 양의지는 3경기 연속 홈런을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4명의 투수가 키움 타선을 1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아낸 가운데 선발투수의 역투가 돋보였다. 올 시즌 7경기 만에 드디어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챙긴 두산의 사이드암 선발 최원준이 그 주인공이다. 

호투하고도 불운했던 '윤석민 상' 수상자들

물론 시즌이 끝나고 그 어떤 시상식에서도 따로 상을 챙겨주진 않지만 매년 야구팬들이 흥미를 갖는 가상의 상이 있다. 바로 선발로 등판해 호투했음에도 타선이 침묵하거나 불펜의 방화로 승보다 패가 더 많았던 불운한 투수에게 주는 '윤석민 상'이다. 지난 2007년 KIA의 윤석민이 28경기에서 14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포함해 3.78의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도 7승 18패를 기록하며 '윤석민 상'의 초대 수상자가 됐다.

역대급으로 불운했던 대표적인 투수 중 한 명은 한화 이글스 시절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었다. 류현진은 한국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2년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182.2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1위(210개)에 올랐고 27경기에서 무려 22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루키 시즌부터 2011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따냈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전 마지막 해에 9승에 그쳤다.

2017년에는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따내고도 승보다 패가 더 많은 투수가 탄생했다. kt 위즈에서 활약했던 좌완 라이언 피어밴드였다. 2015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13승을 기록했던 피어밴드는 2016년 kt로 이적한 후 재계약에 성공해 2017년 26경기에서 160이닝을 던지며 리그에서 가장 낮은 3.0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 kt는 피어밴드에게 충분한 득점지원을 해주지 못했고 피어밴드는 8승10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서 활약하고 있는 브룩스 레일리도 2019년 윤석민 상 수상자 출신이다. 2015년부터 롯데의 좌완 에이스로 활약하며 꾸준한 활약을 선보였던 레일리는 2019년에도 30경기에 등판해 181이닝 동안 3.88의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해 레일리가 받은 성적표는 '리그 최다패(14패) 투수'라는 불명예스런 타이틀이었고 레일리는 2019년을 끝으로 5년 동안 활약했던 KBO리그를 떠났다.

2022년 윤석민 상 수상자는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투수 알버트 수아레즈였다. 삼성과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데이비드 뷰캐넌과 함께 삼성의 원투펀치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됐던 수아레즈는 2022년 30경기에서 19번의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리그 4위에 해당하는 2.4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아레즈는 6승 8패에 그치며 투구내용에 비해 좋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신예들로 채워진 두산 선발진의 리더

2017년 두산의 1차지명을 받았던 대졸 사이드암 최원준은 충암고의 강속구 유망주 고우석(LG트윈스)이나 '바람의 손자' 이정후(키움)에 비하면 입단 당시 상대적으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두산 입단 전부터 팔꿈치 수술을 받은 최원준은 갑상선암까지 발견되면서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최원준은 강한 정신력으로 팔꿈치 부상과 갑상선암을 극복하고 마운드로 돌아와 두산의 주축투수로 성장했다.

2019년 불펜투수로 활약하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던 최원준은 2020년부터 선발투수로 변신해 2년 연속 두 자리 승수와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2021년에는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되며 고영표(kt)와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잠수함 선발투수로 인정 받았다. 하지만 최원준은 2022년 30경기에서 3.60의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도 8승 13패로 리그 최다패 공동 1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2022년부터 시작된 최원준의 불운은 올해까지 이어지는 듯했다. 최원준은 올 시즌 개막 후 6번의 등판에서 4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승리 없이 3패를 기록했다. 실제로 올 시즌 최원준의 경기당 득점지원은 단 1.25점으로 리그 선발투수 중에서 가장 적었다. 하지만 최원준은 곽빈과 딜런 파일 등 선발 투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사이에도 꾸준히 마운드를 지켰고 시즌 7번째 등판에서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최원준은 16일 키움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7번째 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최원준은 이날도 그리 활발한 득점지원을 받진 못했지만 두산 타선은 양석환과 양의지의 홈런으로 4점을 뽑았고 7회부터 투입된 3명의 불펜투수도 키움 타선을 3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최원준은 6회 2사만루 위기에서 정수빈의 호수비에 도움을 받기도 했다.

올해 두산은 곽빈의 허리부상과 딜런의 팔꿈치 부상으로 김동주와 최승용 등 젊은 투수들이 선발진에서 활약하고 있고 17일에는 프로 2년 차 신예 이원재가 선발 등판으로 프로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렇게 선발진에 베테랑 선수가 부족한 두산에서 풀타임 선발 4년 차를 맞는 최원준의 존재는 대단히 소중하다. 누구보다 힘들게 시즌 첫 승을 챙긴 최원준이 기세를 몰아 본격적인 승수쌓기를 시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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