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앞두고 돌아온 北 김정은…"정찰위성 행동계획 승인"
5월 G7·6월 한미 연합훈련·7월 전승절
"성공 가능성 높은 시기에 발사 감행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 정찰위성 1호기에 대한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 한 달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 위원장이 오는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초청받은 이번 G7에선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위협에 대응할 공조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17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16일 비상설 위성발사 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하시고 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하셨다"고 밝혔다.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아 "(군사 정찰위성) 최종 준비를 끝내고 계획된 시일 내 발사할 수 있도록 최종준비를 끝내라"고 지시한 뒤 한 달 만이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총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 환경시험을 최종적으로 마치고 '탑재 준비'가 완료된 군사 정찰위성 1호기를 돌아봤다. 이 자리에서 그는 군사 정찰위성 보유의 전략적 성격을 강조하면서 "미제와 남조선 괴뢰 악당들의 반공화국 대결 책동이 발악적으로 가증될수록 이를 철저히 억제하고 국가를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주권과 정당 방위권이 더욱 당당히 더욱 공세적으로 행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군사 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는 것은 조성된 국가의 안전 환경으로부터 출발한 절박한 요구"라고 했다. 이는 정찰위성을 비롯한 북한의 군사적 조치들이 '자위적 성격'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아 정찰위성의 '제작 완성'을 선언한 뒤 한 달 만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발사한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이 '위성 시험품'이라고 주장하면서 올해 4월까지 군사 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마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북한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정찰위성 1호기는 지난달 제작을 완료하고 현재 '탑재 준비'까지 완료된 상태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승인한 '차후 행동계획'은 조만간 위성을 발사체에 탑재하고 쏠 계획인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이 잠행을 끝낸 시기도 절묘하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이달 19부터 21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방안을 논의하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린다. 북한이 G7 기간을 겨냥한 도발에 나서거나 다음달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시기를 노려 정찰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북한의 정치적 기념일로인 7월27일 전승절(6·25전쟁 정전 협정 기념일) 전후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발사체 탑재에 필요한 준비는 마친 상태로, 차후 행동계획 승인에 따른 다음 단계는 위성을 발사체 최상단 위성보호 덮개 내부에 장착할 것으로 보인다"며 "며칠 남지 않은 G7 기간 발사는 적절치 않고, 정당한 위성 발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에 위성 발사를 통보한 뒤 6월 이후 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난 한 달간의 김정은 잠행도 결국 정찰위성 발사 준비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판단되며 발사 시기를 조절하는 것은 성공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총조립 상태 점검 등을 마치고 탑재 준비까지 완료됐다는 표현을 감안하면 사실상 '스탠바이' 상태로 추정되며, 가까운 시기에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북한 매체가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번 현지 지도에도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동행했다. 사진에서 김정은과 김주애 부녀는 실험복으로 보이는 하얀색 가운과 모자를 착용했다. 연구원을 비롯한 관계자는 푸른색 가운에 마스크까지 썼지만, 두 사람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붉은색 통제선이 둘러져 위성 실물로 추정되는 물체를 김정은이 바라보는 모습도 포착됐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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