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해외석학 입 빌린 원자력연의 '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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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민감한 시기 본분을 저버린 무책임한 퍼포먼스를 벌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원자력연은 지난 15일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원자력연의 공식 입장으로 간주될 수 있다.
취임 후 원자력연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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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민감한 시기 본분을 저버린 무책임한 퍼포먼스를 벌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원자력연은 지난 15일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에 대해 일본의 입장을 옹호하며 "오염수를 마실 수도 있다"고까지 말해 좌중을 놀라게 했다.
예민한 시점이다. 오는 6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사 결과 발표, 7월 방류가 예정돼 있다. 국민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게다가 오는 23일 정부 시찰단이 파견된다. 자칫 수산물 수입 허용 등으로 직결될 수 있어 정부 안팎에서 최선을 다해야할 때다. 그런데 우리나라 원자력 분야 최고 권위 기관이 개최한 행사에서 "안전하다"는 장담이 나왔다. 앨리슨 명예교수의 이런 소신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다. 원자력연의 공식 입장으로 간주될 수 있다. 시찰단 파견에 김이 빠졌다. 국책연구기관으로서의 본분, 외교와 국익, 국민감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어야 했다.
또 비겁했다. 사실 앨리슨 명예 교수는 주한규 현 원자력연 원장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주 원장은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시절부터 적극적으로 비슷한 주장을 해 왔다. 아직도 주 원장이 직접 찍거나 출연한 "일본을 믿을 수 있다",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떠 있다. 취임 후 원자력연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뜻밖에 해외 석학의 입을 빌렸다. 서울대 교수 시절 용기는 사라지고 직접 나서기가 부담스러웠을까?
주 원장과 앨리슨 명예교수의 학문적 소신은 존중한다. 원자력 안전에 대한 확신은 과학적 연구의 산물일 것으로 믿자. 그러나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서까지 그렇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핵연료가 직접 녹아 흘러내린 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두 사람을 비롯해 어떤 과학자들도 오염수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객관적으로 연구한 적이 없지 않나. 게다가 일본 정부가 오염수에 포함된 핵종 종류 등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다핵종제거설비(ALPS) 고장을 숨기는 등 거짓말도 수없이 했다. IAEA의 검증 결과도 아직 공표되지 않았다.
국민들이 극도로 예민하고 외교적으로 팽팽한 사안이다. "그렇게 문제가 없으면 방류하지 말고 맥주라도 만들어 마셔라"는 서균렬 서울대 명예교수의 말이 더 솔깃하다. 원자력연은 공연한 분란과 불신, 국론 분열을 자초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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