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치료, 환자·의사 '팀플레이'가 최상의 결과 만든다"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3. 5. 1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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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특진실_ 조보영 연세바른병원장의 척추 치료법
척추질환자 1000만… 평균 36.9세, 연령 낮아져
스마트폰 과다 사용·무리한 운동이 퇴행 촉진
10~20%는 수술, 대부분 '단계적 치료'로 호전
경막외 내시경·수핵감압술, 병변 직접적 해결
시술·수술만큼 재활·관리 중요… 예후 좌우해

목·허리 등 척추에 문제가 생기면 치료 방법이나 과정에 대한 걱정만큼 어떤 의사나 병원을 선택해야 하는지, 치료 후에는 전처럼 생활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고민도 많아진다. 모든 질환이 그러듯 치료 결과는 개인차가 있다지만, 척추는 결과가 좋지 않으면 만성적인 통증이 계속돼 걷기·앉기 등 기본적인 활동이 어렵기 때문이다.

왜 유독 척추는 치료 결과가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까? 같은 부위에 같은 수술법을 사용해 치료해도 결과는 다른 사례가 흔하다. 연세바른병원 조보영 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과 함께 환자·의사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척추 치료법을 알아보자.

연세바른병원 조보영 병원장은 환자들과의 소통을 중시한다. 척추 비수술 치료부터 수술까지 25년간의 경험을 녹여 최적의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목·허리 등 척추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오랜 기간 척추 전문의로 진료하면서 크게 느낀 변화 중의 하나가 환자 연령의 다양화다. 척추 환자 수도 늘었지만, 과거보다 척추 질환으로 진단받는 환자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짐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 자료를 보면, 2021년 척추질환 환자 수는 113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22%, 다시 말해 5명 중 1명이 척추질환 환자였다. 10년 전보다 2.2% 상승한 수치다. 평균 진단 연령도 2012년 평균 41.8세에서 2021년에는 36.9세로 매년 낮아지고 있다. 척추 질환을 더는 '노인성 질환'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 척추 질환의 원인은 무엇인가

"척추 질환은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과도하게 사용해 그 기능이 퇴화하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나타나기 때문이다. 퇴행성 질환이다보니 과거에는 주로 고령층에서 나타났으나, 현대에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퇴행성 변화가 앞당겨져 젊은 환자도 많다. 퇴행성 변화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업무환경이나 일상생활 등 생활방식의 변화다.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일상 곳곳에서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다 보니 목·허리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진다. 바르지 못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다 보니 더 많은 압력이 가해지고 불균형을 초래한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잘못된 운동이 있다. 자신의 체력이나 관절·척추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욕심을 내거나 바르지 못한 자세로 골프·테니스·헬스 등을 무리하게 해 척추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 비수술·수술 등 치료법이 다양하다. 치료법을 결정하는 기준은?

"비슷한 허리 통증으로 병원에 와도 어떤 환자는 시술을 권유받고 어떤 환자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는 의사의 치료 성향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의사의 치료 경험 등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이기에 어느 한쪽이 반드시 옳은 치료법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의사는 척추 질환 치료법으로 '수술'을 함부로 권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척추 환자 10명 중 1~2명 정도만 수술이 필요하다. 만약 의사가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질환이 상당히 심한 상태라고 봐야 한다. 예를 들어, 극심한 통증으로 일상이 어려운 경우, 하지 마비가 진행되는 경우라면 수술을 고려한다. 그 외 대부분의 척추 통증은 환자의 상태, 통증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존치료부터 주사 치료, 시술, 수술까지 단계적으로 적용한다."

― 단계적 척추 치료란?

"우선 환자와의 상담을 통해 통증의 정도를 파악하고 나서 X선 촬영(X-ray), MRI 등 영상 검사를 통해 병변의 위치나 진행 정도를 확인한다. 초기로 확인되면, 약물이나 주사 치료를 시작해 볼 수 있고, 물리치료나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등 보존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보존치료에도 통증의 호전이 없거나 더 심해지는 경우, 이미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경우라면 시술을 시행한다. 대표적인 시술로는 경막외 내시경 시술과 고주파 수핵감압술이 있다. 경막외 내시경 시술은 꼬리뼈 공간을 이용하거나 병변 주변을 미세하게 절개한 후 내시경과 치료 장비가 포함된 카테터를 이용한 시술이다. 카테터를 병변까지 접근시켜 유착 부위를 박리하고 염증을 제거해 압박된 신경을 풀어준다. 고주파 수핵감압술은 돌출된 디스크 또는 디스크 내부 균열에 의한 통증에 효과적인 시술이다. 1㎜ 정도의 가느다란 침을 C-ARM(영상 증폭 장치)을 통해 정확한 병변 위치까지 도달시킨 후 고주파 열을 발생시켜 디스크를 수축해 통증을 완화한다. 열이 가해지면서 디스크 벽을 이루는 콜라겐 섬유도 단단해지기 때문에 디스크를 튼튼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보존치료나 시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디스크가 심하게 파열된 경우, 하지 마비 증상이 진행되는 상황이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 치료를 너무 겁낼 필요는 없다. 예전보다 수술 도구나 의사의 술기가 크게 발달했고, 최근에는 5㎜ 정도 절개 두 곳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해 수술하는 최소절개 양방향 내시경 수술 등이 도입돼 환자의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

― 좋은 척추 치료 결과를 얻기 위해 환자가 고려해야 할 점은?

"척추 치료에서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의사의 경험과 전문성이다. 다양한 치료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어야 증상이나 환자의 상태에 따른 최적의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활과 관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척추는 시술·수술 이후부터의 재활, 관리 과정이 더 중요하다. 수술 후 불편함 때문에 의사가 처방하는 재활이나 운동 과정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다면 치료 기간이 늘어난다. 그뿐만 아니라 재발하거나 다른 척추 부위에 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재수술이 필요해질 수도 있다."

― 환자·의사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

"수술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집도의의 수술 결과가 첫 번째고, 이외에 환자의 타고난 회복력이나 평소 건강 상태, 그리고 치료 후 관리까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환자와 의사 사이의 신뢰와 협력이다. 의사는 환자의 상태와 치료 방법, 과정 등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그중 최적의 치료 방법을 찾아 처방해야 한다. 환자는 의사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의사의 치료법을 믿고, 의사가 제시하는 처방을 잘 따라와 줘야 환자와 의사 모두가 만족하는 최적의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치료는 의사의 전문성과 경험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협조로 완성되는 '팀플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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