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쓰는 외국인 공격수들…3년 연속 '토종 득점왕' 나올까

김명석 2023. 5. 17.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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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용병 천하였던 득점왕 타이틀
최근 2년 연속 토종 공격수들 차지
올해도 나상호 선두에 주민규 추격
득점왕 노릴 대형급 용병들은 부재
3년 연속 K리그 토종 득점왕 기대
FC서울 나상호(아래)가 9일 광주FC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한때 K리그 득점왕 경쟁은 외국인 선수 천하였다. 2011년부터 10년 간 무려 8차례나 외국인 선수들이 득점왕 타이틀을 품었다. 2019년과 2020년엔 득점 순위 상위 6명이 외국인 선수들로 채워졌다.

그러나 2021년부터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주민규(울산·당시 제주 유나이티드)가 라스(수원FC) 구스타보(전북) 등을 제치고 한국 선수로는 5년 만에 득점왕에 올라 토종 공격수 자존심을 세웠다.

이듬해에는 무고사(비셀 고베·당시 인천 유나이티드)가 17경기에서 14골을 기록하며 독주를 달리다, 시즌 도중 일본으로 떠났다. 다른 외국인 선수가 아닌 조규성과 주민규, 두 국내 공격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조규성이 영예를 안았다.

시즌 중반을 향해가는 이번 시즌도 토종 공격수의 기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나상호(서울)가 8골로 득점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가운데 주민규도 라스와 함께 6골로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고영준(포항 스틸러스) 루빅손, 바코(이상 울산)가 5골로 그 뒤를 잇는 흐름이다.

나상호는 지난 3월 울산전에서 마수걸이골을 터뜨린 뒤 4경기 연속골,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등 시즌 내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4월엔 압도적인 지지 속 개인 통산 첫 이달의 선수상까지 영예를 안았다. 꾸준한 활약을 돌아보면 득점왕 타이틀은 충분히 기대를 해볼 만하다.

울산 현대 주민규가 9일 강원FC전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울산에 새 둥지를 튼 주민규도 6골을 넣으며 나상호를 추격하고 있다. 마틴 아담과 치열한 주전 경쟁 속에서도 K리그 대표 골잡이다운 집중력을 새 팀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나상호와 달리 최전방 공격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즌 내내 꾸준히 득점을 추가할 전망이다.

국내 공격수들의 활약 속 이들에 대항할 만한 외국인 공격수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나마 라스가 6골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과거 외국인 공격수들이 득세하던 시절과는 거리가 있다. 바코, 루빅손도 최전방 공격수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득점왕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많은 기대를 받고도 리그에서 1~2골을 기록 중이거나, 마수걸이골조차 터뜨리지 못한 외국인 공격수들도 있다. 일부 선수는 벌써 올여름 임대 등 거취에 대한 소문이 무성할 정도다.

국내 공격수들의 무서운 활약, 이전과 달리 대형급 외국인 공격수를 찾아보기 어려워진 분위기는 3년 연속 토종 득점왕의 배출로 이어질 듯한 분위기다. 외국인 공격수에 적잖은 투자를 한 구단들로선 속이 탈 만한 상황이기도 하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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