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장관 1년, “검수원복 톱스타” vs “말싸움 전문가”

김형민 2023. 5. 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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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행정 안살림 꼼꼼히… 교정공무원 처우 개선
마약·조폭·금융수사 원상복구
"정치하려고 이미지 메이킹한다" 비판 시각도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17일로 취임 1주년이 됐다. 지난 1년간 그는 “윤석열 행정부는 한동훈과 원희룡 밖에 안 보인다”는 말을 들을 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서울 동대문구 한 호텔에서 열린 동남아 공조 네트워크 총회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댄디한 옷차림과 패션 소품을 연상시키는 서류가방, 왼손에 든 커피 등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온라인 팬카페가 생길 만큼 현 정부 지지층의 톱 스타로 부상했다. 반면, 반대편에선 “행정 공무원이 정치인, 연예인 행세를 한다”는 비판이 강하게 나온다. 참여연대는 이달 초 ‘현 정부에서 교체해야 할 공직자 1위’로 한 장관을 꼽았다.

이런 가운데 한 장관의 본업인 법무행정에 대해 법조계는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한다.

이전 정부 법무장관들의 주요 관심사가 검찰 수사 견제였던 데 비해, 한 장관은 법무행정 ‘안살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특히 교정분야가 달라졌다. 한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교정공무원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올해 교정 예산은 지난해보다 37% 증가한 186억원을 확보했다. 법무부는 이 예산으로 교정직에 지급되는 특정업무경비, 급식비, 피복비, 건강검진비 등을 증액했다. 낡은 교정시설도 차츰 손볼 예정이다.

한 장관은 취임 이후 스토킹 범죄와 성범죄에 엄격히 대응했다. 학교나 보육시설 반경 500m 이내에 성범죄자 거주를 제한하는 '한국형 제시카법'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 장관은 이민청 설치 추진 의사도 밝혔다. 불법체류자 문제 해결과 해외 과학기술 우수 인재 유치 등을 위해 이민정책 전담 부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범정부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인구정책과 산업정책에 법무부장관이 왜 나서냐는 시각도 있다.

한 장관은 지난 정부가 법제화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힘을 빼고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을 추진했다. 검찰청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찰 직접 수사가 가능한 부패·경제범죄의 범위를 새로 규정하는 등 우회로를 택했다. 야권은 이에 대해 “법리적 흠결이 있다”며 눈을 부릅뜨고, 한 장관은 "전혀 문제없다"고 맞서는 중이다.

한 장관은 마약, 조직폭력, 금융 범죄 소탕 필요성 등을 통해 검수원복의 정당성을 피력한다. 대검찰청은 곧 마약·조직범죄 전담부서를 재설치할 예정이고, 서울남부지검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정식 복원할 예정이다. 최근 마약, 주가조작, 가상화폐 관련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한 장관의 이 결정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반면, ‘법무부의 인사검증 부실’ 지적을 받은 지난달 정순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자 낙마 사태는 한 장관의 ‘아픈 손가락’이다. 한 장관은 당시 "알았다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국민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1년간 한 장관이 세간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은 장소는 경기도 정부 과천청사 1동(법무부 청사)이 아니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이다. 청문회, 국정감사,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상정 등으로 국회에 출석할 때마다 민주당 의원들과 입씨름을 했다. '청담동 술자리' 허위제보를 두고 김의겸 민주당 의원과 날을 세운 게 대표적이다.

한 장관은 자신을 비판하는 진보성향 시민단체와도 ‘강대 강’ 설전을 서슴지 않았다. 최근 자신을 비판한 참여연대에 대해서 “특정 진영을 대변하는 정치단체”라고 받아쳤다. 이런 모습에 대해서는 “속 시원하다”며 두둔하는 시각과 “정부 관료로서 부적절하다”는 시각,“자신을 이슈화하려는 정치적 행보다”는 시각이 혼재한다.

한 장관이 임기 1년을 채우면서 차기 총선 차출설, 국무총리 파격 영전설 등 그의 '다음 보직’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인 장관의 언행과 다른 그의 파격을 어떻게 보든, 그가 법무부장관직에서 내려오고 개업 변호사로 살아갈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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