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잘하고 민폐”…구찌 뒤풀이 한밤 소음에 시민 고통

권남영 2023. 5. 17. 05:5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구찌의 경복궁 패션쇼 이후 진행된 뒤풀이 행사가 밤늦게까지 도 넘은 소음을 유발해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구찌 측은 1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경복궁 근정전에서 '2024 크루즈 패션쇼'를 개최한 이후 인근 건물에서 뒤풀이 행사를 이어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정 넘어까지 행사 계속…소음 신고로 결국 경찰 출동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16일 서울 경복궁 근정전에서 ‘구찌 2024 크루즈 패션쇼’를 열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밤늦게까지 이어진 뒤풀이 행사장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트위터 캡처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구찌의 경복궁 패션쇼 이후 진행된 뒤풀이 행사가 밤늦게까지 도 넘은 소음을 유발해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구찌 측은 1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경복궁 근정전에서 ‘2024 크루즈 패션쇼’를 개최한 이후 인근 건물에서 뒤풀이 행사를 이어갔다. 쇼에 초청된 패션계 인사와 연예인, 유명인 등이 참석한 ‘그들만의 잔치’였다. 문제는 그로 인한 불편을 일반 시민들이 떠안았다는 점이다.

이날 밤 9시56분쯤 트위터에는 “소음 공해 신고는 어떻게 하나”라고 토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인근 동네 주민으로 보이는 네티즌 A씨는 먼 거리에서 촬영한 구찌 뒤풀이 행사장 사진을 첨부하며 “10배 줌으로 찍은 거다. 내 방까지 음악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 스피커를 밖에 설치한 것 같은 정도다. 심지어 레이저 불빛까지 번쩍거린다”고 호소했다.

16일 밤까지 이어진 구찌 뒤풀이 행사장의 모습. 트위터 캡처


약 두 시간 뒤인 밤 11시52분쯤 A씨는 다시 트윗을 올려 “나 진짜 정신병 걸릴 것 같다. 왜 저렇게 외부에까지 소리를 울리게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여기 사람 사는 곳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명품 회사답게 굴면 안 되는 거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번에는 영상을 첨부했는데, 거리가 꽤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인데도 마치 공연장에 온 듯한 소음이 계속 이어졌다. 통유리를 통해 건물 내외부 불빛도 번쩍였다. A씨는 “거의 2~3시간째 저러고 있다”며 “참다 참다 어머니가 경찰서에 신고하셨다”고 전했다.

16일 밤까지 이어진 구찌 뒤풀이 행사장의 모습. 트위터 캡처


실제로 소음 신고로 인해 경찰도 출동했다. 또 다른 네티즌 B씨는 17일 새벽 1시30분쯤 트위터에 글을 올려 “밤 12시 다 되도록 쿵쾅쿵쾅하더니 마침내 경찰이 출동했다. 뭐지 싶었는데 경복궁 구찌쇼 애프터파티라더라”면서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경찰 출동으로 사이렌 소리가 울리는 와중에 행사는 어느 정도 마무리된 모습이 담겼다.

온라인에는 비판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SNS와 여러 커뮤니티에는 “쇼 멋있게 해놓고 뒤풀이로 욕먹는다” “평일 저녁에 저게 웬 민폐냐” “명품이 뭐라고 일반 시민들이랑 무슨 상관이냐. 서울시는 뭐 하는 거냐” “루이비통은 잠수교에서 패션쇼 열면서 교통 통제로 난리더니 구찌는 소음 공해냐” 등 부정적 반응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이날 바로 옆 서울광장에서는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식이 있었다”며 씁쓸해했다.

16일 밤까지 이어진 구찌 뒤풀이 행사장의 모습. 트위터 캡처


구찌가 이날 선보인 패션쇼는 아시아에서 여는 첫 크루즈 패션쇼였다. 추운 겨울 날씨를 피해 따뜻한 곳으로 휴양을 떠나는 유럽 상류층을 겨냥해 시작했던 크루즈 컬렉션은 최근에는 이듬해 봄 패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쇼로 잘 알려졌다.

기존에 덕수궁, 창덕궁 등 다른 궁궐에서는 크고 작은 패션쇼 행사가 열린 적 있지만, 경복궁의 중심 건물이자 국보인 근정전 일대에서 열린 건 처음이다. 패션쇼가 열리는 경복궁 내부에서는 약 1주일 전부터 무대 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2024 크루즈 패션쇼'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패션쇼에는 구찌의 앰버서더(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가수 겸 배우 아이유, 배우 이정재, 김혜수, 김희애 등과 그룹 뉴진스 하니를 비롯해 연예·패션계 관계자 등 약 570명이 참석했다. 엘리자베스 올슨, 다코타 존슨, 시어셔 로넌 등 할리우스 스타들도 방한해 쇼를 즐겼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