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홈디포 실적 악화에 부채협상도 불안…다우 1.01%↓

뉴욕=조슬기나 2023. 5. 17.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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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6일(현지시간) 홈디포의 부진한 실적 및 실적가이던스로 투심이 악화한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부채한도 관련 2차 회동 결과를 주시하며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36.46포인트(1.01%) 떨어진 3만3012.1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6.38포인트(0.64%) 낮은 4109.9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2.16포인트(0.18%) 하락한 1만2343.05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에서 기술, 통신 관련 주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에너지, 부동산, 유틸리티 관련주의 낙폭은 각각 2%를 웃돌았다. 홈디포는 개장 전 발표한 실적이 월가 예상에 못 미친데다, 연간 가이던스까지 낮추며 전장 대비 2%이상 내려앉았다. 이에 월마트, 타깃 등 이번주 실적 발표가 예정된 유통공룡들의 주가도 각각 1.38%, 1.62% 밀렸다.

호라이즌 테라퓨틱스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암젠의 호라이즌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외신 보도에 약 14% 급락했다. 반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빌 애크먼이 이끄는 퍼싱 스퀘어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지분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2.57% 올랐다. 캐피털원은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신규 매입했다고 공시하면서 2% 이상 뛰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투자자들은 이날 경제 지표와 홈디포 실적 등을 통해 미국의 소비 상황을 확인하는 한편, 오후 3시부터 시작된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지도자 간 부채한도 관련 회동 상황 등을 주시했다.

개장 전 공개된 홈디포의 1분기 주당순이익은 3.82달러로 월가 전망(3.8달러)을 웃돌았으나, 매출은 컨센서스를 밑도는 372억6000만달러에 그쳤다. 올해 실적가이던스도 대폭 낮추면서 즉각 투심에 찬물을 끼얹었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매판매는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반등했지만, 월가 예상치엔 미치지 못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증가하며 오랜만에 반등했다. 월가 컨센서스는 0.7~0.8%선이었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빌 메르즈는 "증시는 11월 중순 이후 S&P500지수 기준 3800~4200 범위에서 움직이며 갇혀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정책 전선에서 일어나는 일을 두고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언제까지 지출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덧붙였다. 다음날에는 월마트, 타깃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부채한도 상향을 둘러싼 경고음도 점점 커지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도 의회가 조속히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으면 이르면 다음 달 1일 정부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맞을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그는 "대공황처럼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낭비할 시간이 없다. 의회는 가능한 한 빨리 부채한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상원이 메모리얼데이로 22~29일 휴회도 앞두고 있어 시한은 더 촉박하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부채한도 논의를 위해 당초 예정됐던 해외 순방 일정도 축소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디폴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다고 하더라도, 현금이 소진되는 이른바 X-데이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증시 급락 등 여파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잇따른다. 더욱이 미 경제는 1년 이상 이어진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사태 등으로 침체 우려가 높아진 상태다. 옐런 장관은 오는 18일 워싱턴에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을 비롯한 대형은행 경영진과도 회동을 앞두고 있다. 이 자리에서도 부채한도, 은행권 위기가 주요 논의사항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CNN은 전했다.

루프 캐피털의 앤서니 추쿰바는 "현재 증시에 부채한도 협상 불발 리스크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디폴트가 현실화할 경우 "미 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찰스슈왑의 제프리 클라인톱 수석글로벌투자전략가는 CNBC에 출연해 "미국의 디폴트는 달러화의 안전자산 지위에 도전이 될 것"이라며 "다른 주요 안전자산 통화인 엔화에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주에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을 비롯한 당국자들의 발언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힌트를 찾고자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6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82%이상 반영하고 있다. 추가 베이비스텝 전망은 17%대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언한 Fed는 지난해 3월부터 10연속 금리 인상을 통해 미국의 기준금리를 5.0~5.25%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53%선으로 상승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07%선으로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보다 소폭 오른 102.6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유가는 전날 공개된 중국의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지표 부진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5센트(0.35%) 하락한 배럴당 70.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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