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엔 "귀국하라" 김남국엔 "사과하라"…물밑서 바쁜 김영진
#. 코인 사태를 빚은 김남국 무소속 의원은 관련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9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첫 사과를 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당 정무조정실장이 된 지 하루만의 일이었다. 그 전까지 김남국 의원은 문제삼는 여권인사를 “바보”라고 칭하며 버티기만 했다.
#. 지난달 24일 돈봉투 의혹을 받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현재 무소속)는 인천공항을 통해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했다. 지난달 22일 파리 현지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한 지 이틀 만이이었다. 그를 마중하러 나간 현역 의원은 김영진 의원이 유일했다.
‘김남국 코인’ 사태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최대 위기를 맞은 민주당에서 ‘친명’ 김영진 의원(재선·경기 수원병)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정무조정실장으로 당직에 복귀한 김 의원이 물밑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리스크 관리의 최전선에 나서면서다.
민주당의 한 친명계 인사는 1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정무조정실장을 맡은 것은 이재명 대표의 간곡한 권유 때문”이라며 “한동안 당직을 전혀 맡지 않던 김 의원도 ‘위기 상황에서 2선에 물러나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 의원은 지난해 3월 대선에서 당 사무총장과 선대위 총무본부장을 맡아 당의 실무작업을 총괄했다. 하지만 대선 패배 직후 자리를 내려놓은 뒤로는 1년 2개월 동안 어떤 당직도 맡지 않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간사로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했다. 특히 김 의원이 이 대표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지난해 6월)와 전당대회 출마(지난해 8월)를 모두 만류하면서 이 대표와 잠시 멀어졌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김 의원은 지난달 돈 봉투 의혹이 불거지자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한 라디오에서 “돈 봉투 사건은 대단히 충격적인 일이라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제가 대선 당시 사무총장을 했는데 정치자금법에 의해 명확하게 경선과 본선을 치렀다”고 했다. 파리 현지 기자회견(4월 22일)을 앞둔 송 전 대표에겐 직접 전화를 걸어 “국내로 빨리 돌아오는 게 우선”이라고 압박했고, 이후 인천국제공항에 직접 마중 나갔다.
민주당의 경기권 재선 의원은 “송 전 대표가 황급히 귀국한 것도 김 의원이 ‘서둘러 귀국하지 않으면 정치적 미래는 없을 수 있다’며 강하게 설득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어 불거진 ‘김남국 코인’ 사태에서는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다. 그는 당 정무조정실장에 발탁되자마자 김남국 의원에게 대국민 사과와 진상조사단 구성 요청 메시지를 내라고 권했다. 지난 9일엔 직접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사건은 수사정보를 특정 언론을 통해 공개해 여론 작업을 한 뒤 수사에 돌입하는 ‘윤석열·한동훈 검찰 특수부’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방어막을 쳤다.
민주당의 한 비명계 인사는 “외부 공세에는 적극적으로 방어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사과와 수습을 요구하는 것이 김 의원의 문제 해결 방식”이라며 “다만 현재 당 안팎에서 ‘이재명 리더십’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한 만큼, 더 적극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위기 탈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문희·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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