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충청 사투리 '나쁜 엄마'…그 돌담마을은 충청도에 없다 [GO로케]
JTBC ‘나쁜 엄마’는 모자간의 애틋한 정을 그린 가족 드라마이자, 간만에 보는 농촌 힐링 드라마다. 억척스러운 엄마 ‘영순(라미란)’과 성공만 좇던 검사 아들 ‘강호(이도현)’가 불의의 사고 후 농촌에서 살며 관계를 회복해가는 이야기다. ‘조우리’라는 가상의 시골 마을이 배경이다. 돌담과 논밭이 펼쳐진 정겨운 풍경, 오지랖 넓고 인간미 넘치는 농촌 캐릭터들 덕분에 보는 내내 마음에 푸근해진다.
극에서는 충북에 있는 시골로 설정돼 있어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내내 오가지만, 실제로는 팔공산(1193m) 자락에 들어앉은 시골 마을에서 드라마를 촬영했다. 경북 군위에 있는 ‘한밤마을(부계면 대율리)’이다.
동네 전체가 돌담으로 둘러싸인 것이 한밤마을의 특징인데, 골목골목 연결된 돌담길만 이어도 6㎞가 훌쩍 넘는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내륙의 제주도’란다. 한밤마을 홍충원 이장은 “분지 지역이어서 예부터 산사태와 홍수가 잦았다”면서 “천재지변에 굴러든 돌을 이용해 담을 쌓던 것이 마을 고유의 문화가 됐다”고 말했다.
한밤마을은 고즈넉한 마을 풍경 덕분에 관광지로도 제법 알려졌다. 2020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을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도 올랐다. “인적 드물고 소박한 시골 풍경을 배경 삼아 거닐 수 있어 인기가 꾸준한 편”이라고 류미옥 문화관광해설사는 말했다.
촬영은 끝났지만, 영순과 강호가 살던 분홍색 대문 집, 삼식이네 떡방앗간 등 ‘나쁜 엄마’ 촬영지가 마을 곳곳에 남아 있다. 1836년 지어진 남천고택(경북 민속문화재), 마을 어르신의 쉼터로 통하는 대청(경북 유형문화재) 등 마을 안쪽에도 볼거리가 제법 있다. 다만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생활 공간이기에 무단 침입, 무단 촬영, 소음 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강호와 동네 꼬마들이 뛰놀던 언덕 위 그림 같은 초원도 실제 가볼 수 있는 관광지다. 바로 경북 경주 단석산(827m) 중턱의 ‘화랑의언덕’이다. 2019년 JTBC 예능 ‘캠핑클럽’에 등장한 뒤 전국구 관광지로 뜬 그곳인데, MZ세대에게는 ‘인생샷 맛집’으로 통한다. 16만5000㎡(5만평) 규모의 너른 초원 곳곳에 꽃과 조형물이 어우러져 있다. 인스타그램에 ‘화랑의언덕’을 태그한 게시물만 7만 건이 넘는다.
‘명상바위’로 불리는 절벽 끝 너럭바위가 ‘화랑의언덕’을 찾는 이들이 줄 서서 사진을 담아가는 명당이다. 바위에 오르면 발 밑으로 산골 마을과 다랑논이 펼쳐지는 인생 사진 구도가 자동으로 완성된다. ‘나쁜 엄마’에서도 이 바위에서 산골 마을과 다랑논을 내려다보는 장면이 나온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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