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사들 해외주식 의결권 스스로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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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등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해외주식 의결권 행사를 스스로 포기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사들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은 종목은 한화솔루션 등 국내 주식도 일부 포함돼 있지만 대부분 '서학개미' 등 해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미국과 중국주식이었다.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등도 애플과 알리바바 등을 보유했지만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찬성과 반대, 혹은 중립 등의 의견을 표하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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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 약 8억주 의결권 포기
“주주권 행사 최선 다해야” 지적
삼성 등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해외주식 의결권 행사를 스스로 포기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부분의 증권·자산운용사들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를 도입했지만, 일부 기관들은 해외주식에 대해서는 비용과 절차의 번거로움 등의 이유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선관주의)’를 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1년(2022년 5월 16일~2023년 5월 16일)간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의결권을 포기한 주식수는 7억9145만4832주로 집계됐다. 운용사들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은 종목은 한화솔루션 등 국내 주식도 일부 포함돼 있지만 대부분 ‘서학개미’ 등 해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미국과 중국주식이었다.
가장 많은 의결권을 포기한 곳은 삼성자산운용이었다. 운용자산 290조원으로 국내 최대 운용사인 만큼 의결권 포기 주식 수 상위 26위까지 모두 삼성자산운용의 펀드들이었다. 의결권을 포기한 주식수가 가장 많은 펀드는 ‘삼성KODEX 차이나항셍테크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다. 국내에서 가성비 전자제품을 만드는 업체로 잘 알려진 중국의 ‘샤오미’에 대해 3억8970만8000주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삼성운용은 이 밖에도 미국 메타(페이스북)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우시 바이오로직스, 엔비디아, 버라이즌 등의 종목을 펀드로 보유했지만, 이 역시 의결권 행사를 포기했다.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등도 애플과 알리바바 등을 보유했지만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찬성과 반대, 혹은 중립 등의 의견을 표하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재간접펀드이기 때문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래에셋 등 경쟁 운용사는 재간접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전략으로 운용되는 경우에도 의결권을 대부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자산운용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에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의결권 행사에 따른 기대 효과가 없어서 신경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 등의 행태에 대해 운용사 자체 자금이 아닌 개인 투자자 등 대중을 상대로 모집한 자금인 만큼 주주권 행사에 최선을 다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선관주의는 국내 주식에만 해당이 되고, 해외주식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며 “비용과 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해외주식에 소홀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기관이 해외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나 글래스루이스와 계약을 맺고, 해당 권고를 참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금융당국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는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이 든다. 어떤 식으로 행사하게 할지 고민의 대상”이라며 “현재 여러 사안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 예로 국민연금이 위탁 운용사를 선정할 때 의결권 행사에 관한 사항을 평가항목에 넣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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