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말씀 중심, 나눔 이어갈 때 제2의 부흥 역사 일어날 것”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2008년 5월 21일 제2대 담임으로 취임했다. 교회 설립자인 조용기 목사가 국내외 성령 운동과 한국교회 부흥에 씨앗을 뿌렸다면 이 목사는 이를 계승, 발전시키면서 그 열매를 거두는 데 사역의 초점을 맞춰왔다. 국민일보는 16일 교회 당회장실에서 이 목사를 만나 교회 창립 65주년과 이 목사의 15년 사역, 그리고 한국교회 당면 과제 등을 물었다. 이 목사는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에게 과거 부흥의 은혜가 재현돼 제2 부흥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하박국(3:2) 말씀의 ‘수년 내에 부흥케 하옵소서’라는 기도가 우리의 기도가 되게 해달라는 바람이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부임 이후 15년이 지났습니다. 그간 사역을 평가해주십시오.
“조용기 목사님의 뒤를 이어 담임목사가 되고 난 후 사역의 최우선 목표는 강력한 성령 운동을 통해 한국교회의 폭발적 부흥과 성장을 가져오는데 기여하신 조 목사님의 신앙과 신학을 잘 계승해 그 사역을 이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오직 성령충만’ ‘절대 긍정’ ‘절대 감사’의 신앙으로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목표를 가슴에 품고 달리기 시작하면서 하나님께서 저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우리 교회 사역을 초대 교회와 같이 더 영적으로 성숙하게 만들어가는 일이었습니다.
취임 2년 후 조 목사님의 뜻을 받들어 20개 제자교회를 33만 성도와 함께 독립시킴으로 성도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 되었습니다(당시 78만에서 45만으로 줄어듦). 그런 가운데 저는 말씀과 성령 충만, 기도라는 교회 본질적 사역에 집중했고, 주님의 은혜로 매년 1만명 이상의 성도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현재 58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역시, 뒤돌아보면 교회 사역을 내실 있게 만들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초기에 대면 예배를 드리지 못했을 때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런 어려움 가운데 현장 예배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고 새로운 복음 전파 사역의 노하우는 물론,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들이 무엇인지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교회 사역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는 사역을 힘써왔습니다. 특별히 지난 10년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섬기기 위해 교회 예산의 3분의 1을 사용해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믿음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진정한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교회, 주님께 칭찬받는 교회,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를 이루어가겠습니다.”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는 열심히 회복 중입니다. 그러나 성도 일부는 교회와 멀어졌거나 가나안 성도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회적으로는 탈종교, 반기독교 양상도 심화했습니다. 교회는 이 같은 국면 속에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까요.
“지난해 출간된 ‘한국교회 트렌드 2023’에는 ‘SBNR’이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Spiritual But Not Religious’의 약자인데, 현대인들은 영적인 것들을 추구하지만 제도화된 종교 기관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또 ‘플로팅 크리스천’이란 신조어도 생겨났습니다. 이는 온라인이나 방송을 통해서만 예배를 드리거나 일시적으로 예배에 참석하지 않고 있는 크리스천을 빗댄 표현입니다. 이러한 성도들이 전통적 신앙생활의 패턴을 벗어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신앙생활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는 사람들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에는 성도들을 제대로 양육하지 못하고 돌보지 못했던 교회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교회가 사회를 돌봐야 하는데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초창기 한국 기독교는 달랐습니다. 선교사와 기독교 지도자들이 교육 의료 정치 등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끼쳤고, 3·1 독립운동을 주도했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고 세상 사람들을 선도하며 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교회가 지금의 위기와 침체 국면을 이겨내려면 초창기 교회의 모습을 회복해야 합니다. 교회가 먼저 새로워져야 합니다. 경직되고 폐쇄적인 제도와 조직에 머문다면 영적 갈급함을 채우지 못해 방황하는 현대인들을 결코 품어내지 못할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고 기도 중심, 말씀 중심, 나눔과 섬김 사역을 이어 나간다면 제2의 부흥과 회복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교회의 위기와 침체가 계속될수록 부흥에 대한 열망도 깊어지게 마련입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넘어 한국교회 재부흥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될까요.
“부흥은 허공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일군의 사람들이 모여 계획한다고 벌어질 수 있는 사건도 아닙니다. 부흥은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이며 하나님을 열망하고 사모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심령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메마르고 불이 꺼진 영혼, 무기력한 신앙생활, 그리스도의 역동적 제자로 살지 못하고 있는 현재에 대한 자각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변화와 갱신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합니다. 이러한 갈급함을 정직하게 느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이러한 갈망을 안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 부르짖어 기도하는 사람, 그런 한 사람, 한 사람이 일어나는 것에서부터 부흥이 임할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각자 먼저 기도의 무릎을 꿇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올해는 1903년 원산에서 시작된 대부흥의 1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성령의 역사와 부흥을 위해 다양한 집회를 준비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1903년 로버트 하디 선교사의 회개로 시작된 ‘원산부흥운동’은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를 중심으로 한 ‘평양대부흥운동’으로 이어져 한반도에 큰 영적 부흥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1958년 설립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오순절 성령 운동을 이끌며 한국 땅에 영적 부흥을 일으켰습니다. 그로부터 65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에게는 침체된 한국교회를 다시 한번 일깨워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번 교회 창립 65주년을 맞이해 ‘하디 120주년 및 오순절 성령강림대기도회’를 준비하며 새로운 부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오는 28일 성령강림주일 예배와 6월 6일 ‘더 홀리스피릿 페스티벌’ 청년 성회뿐 아니라 5월 17일부터 21일까지 웨슬리안 6개 교단 연합으로 회개와 축복, 성령충만, 감사 등을 주제로 대기도성회가 진행될 것입니다. 또한 23일에는 ‘부흥의 역사와 미래’를 주제로 국내·외 석학들을 모시고 학술제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화해와 통합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교회는 어떻게 이를 치유할 수 있을까요.
“날이 갈수록 우리 사회가 분열되고 분위기는 험해지고 있습니다. 정치 및 이념 논쟁, 빈부 격차, 남녀와 세대 간의 갈등 등이 깊어져 심각한 사회문제가 계속 일어나 잘못된 풍조가 만연합니다. 갈등과 분열 이면에는 상대방이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이 오직 자신만을 중요시하는 극단의 이기주의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교회는 이런 상황에서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빛으로 어두운 세상을 환하게 비추기 위해서는 교회가, 그리고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가 먼저 달라져야 합니다.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을 통해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교회가 예수님처럼 사랑하고, 예수님처럼 순종하며, 예수님처럼 겸손한 자세로 이웃과 사회를 섬길 때 비로소 우리 사회 가운데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통합과 화해의 시대로 이끌어가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의 태도 변화, 무너지는 가정, 하나님께 대한 사랑이 식어지는 일 등은 이 시대의 한 단면입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은 예수께서 말세에 나타날 현상들이라며 예언하신 내용이기도 합니다.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종말을 살아가야 할까요.
“사랑이 식고 사람들이 자기 사랑과 쾌락에 탐닉하는 모습은 말세에 나타나는 현상들입니다. 민족과 나라가 서로를 대적하고 도처에 기근 지진 분쟁 같은 일들이 많아지는 것도 매한가지입니다. 실제로 이런 일들은 성경에 예언된 말세의 징조들입니다. 이 종말의 시대에 우리가 성령의 능력으로 무장하지 않고서는 급류처럼 떠밀려오는 세속적 가치관과 풍파에 휩쓸리기 쉽습니다.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하나님의 능력으로 속사람이 강건해질 때 우리는 이 마지막 때에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 받는 그리스도인이 될 것입니다. 성령충만 외에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시대와 상황이 어려울수록 원로들의 지혜와 경륜이 절실해집니다. 만약 조용기 목사님이 살아계셨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셨을까요.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절대 낙심하지 말고 성령 충만하여 좋으신 하나님을 신뢰하며 긍정적인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라고 말씀하셨을 것입니다. 조 목사님이 여의도순복음교회를 개척하셨을 당시는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더 힘들고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6·25전쟁이 끝난 직후 잿더미로 변해버린 한국은 하루 끼니조차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아무 희망이 없는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안 된다, 어렵다, 힘들다’고 부정적으로 말할 때 조 목사님은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보자!’라고 외치면서 절대 긍정의 믿음을 선포하셨습니다. 성령 충만의 신앙으로 일평생 희망의 메시지를 외치신 조 목사님의 사역으로 수많은 사람이 가난과 질병에서 벗어나 축복받고 건강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것은 미래와 희망입니다.(렘 29:11) 믿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우리에게 예비된 영광스러운 미래를 바라보고 나아가야 합니다. 날마다 주님만 바라보고 소외된 이웃을 사랑으로 섬기며 절대 긍정, 절대 감사의 믿음으로 살아가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신상목 미션탐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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