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컷] 부산영화제 위기…누가 책임질 건가
2014년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으로 부산영화제(BIFF)가 부산시와 갈등하며 좌초 위기에 몰리자, 영화계는 온 힘을 합쳤다. 당시 부산시가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일방적으로 해촉하자, 표적 감사의 희생양이란 주장과 함께 그에 대한 복귀 요구가 빗발쳤다. 정권이 바뀐 2018년, 그는 1996년 1회 대회부터 함께해온 부산영화제 이사장으로 돌아왔다. 그가 5년 만에 갑작스레 사의를 표했다.
올해 28회를 맞는 부산영화제가 비상이다. 오는 10월 개최를 5개월 앞두고 허문영 집행위원장, 이용관 이사장이 잇달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발단은 지난 9일 임시총회에서 그간 없었던 운영위원장을 신설, 조종국 위원장을 위촉하며 사실상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가 되면서다. 이틀 뒤 11일 허 집행위원장이 돌연 이달 안에 사임하겠다고 전한 뒤 잠적한 게 알려지며 온갖 해석이 난무했다. 조 신임 위원장이 ‘이용관 이사장 측근 인사였다’라거나 ‘내부 소통이 부족했다’는 구설이 나왔다. 15일 이 이사장은 긴급 회견을 열고 모든 사태를 수습한 뒤 자신도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불과 엿새 동안의 일이다. 이 이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오래전부터 영화와 행정을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했지만 허 집행위원장 사퇴 정황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그 자신이 “사실 올해 영화제를 끝내고 물러나려 했다”는 말과 현재의 위기 상황 사이엔 설명되지 않은 공백이 많다.
부산영화제는 시비와 국비 지원을 받는 국내 최대 영화제다. 중요 사안에 대해 투명한 공개는 의무다. 문제가 있다면 시비를 가려야 한다. ‘이번 인사는 다이빙벨 사태 이후 영화제 정상화를 위해 힘쓴 영화인과 시민의 노력에 반하는 것’이란 영화계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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