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간부, 분신 막지 않았다? 의심스러운 조선일보 보도

김성욱 2023. 5. 17.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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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가 양회동(49)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본부 3지대장의 분신 사망에 대해 '건설노조원 분신 순간, 함께 있던 간부는 막지도 불 끄지도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자, 건설노조는 16일 "조선일보가 사건을 조작하고 악의적 보도로 유가족과 목격자에 대한 2차 가해를 했다"라며 "최대한의 법적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이어 "<조선일보> 보도 속 CCTV 자료는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 종합민원실 건물의 것으로 보인다"라며 "양회동 열사의 분신과 관련한 내용을 유가족이나 목격자 당사자의 동의도 없이 해당 자료가 특정 언론과 기자를 통해 보도화됐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자료의 유출 경위도 검찰 혹은 경찰 내부에서 해당 자료를 제공한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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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관계자 "현장 간부 설명과 달라... CCTV 누가 제공했나"

[김성욱 기자]

 <조선일보>가 16일 오전 10시 55분에 발행한 '건설노조원 분신 순간, 함께 있던 간부는 막지도 불 끄지도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해당 기사에 대해 같은날 밤 성명을 내고 "고의적으로 사건을 왜곡해 여론을 선동하기 위한 악의적 보도행태"라고 비판했다.
ⓒ 포털갈무리
 
<조선일보>가 양회동(49)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본부 3지대장의 분신 사망에 대해 '건설노조원 분신 순간, 함께 있던 간부는 막지도 불 끄지도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자, 건설노조는 16일 "조선일보가 사건을 조작하고 악의적 보도로 유가족과 목격자에 대한 2차 가해를 했다"라며 "최대한의 법적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이날 밤 성명을 내고 "조선일보가 인간이길 포기했다"며 "억울함을 외치며 스스로의 생을 마감한 한 인간의 죽음 앞에, 슬픔 속에 머무르고 있는 유가족 앞에, 정신적·심리적 충격 속에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조합원들 앞에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짓을 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이날 오전 10시 55분에 "자기 몸에 시너를 뿌리는 양씨의 약 2m 앞에서, 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부지부장이자 양씨의 상급자인 A씨가 가만히 선채로 양씨를 지켜봤다"는 내용이 담긴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CCTV 화면으로 추정되는 사진과 함께 "A씨는 양씨의 분신 준비 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보면서도 단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았고, 어떠한 제지의 몸짓도 보이지 않았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건설노조는 해당 부분이 악의적 왜곡이라고 설명했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조선일보는 마치 양 지대장이 시너를 뿌리고 있는 데도 A부지부장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도했지만, A부지부장 등에 확인한 결과 그가 도착했을 때 이미 양 지대장은 시너를 몸에 부은 상태였고, 양 지대장이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하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했다. 양 지대장 분신 사망 이후 A부지부장은 현재까지 심리적으로 크게 불안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건설노조 관계자는 "A부지부장이 지금 너무 힘들어하고 있어 최대한 노출시키지 않으려 했지만, 오늘자 조선일보 보도는 A부지부장을 마치 살인 방조자로 만들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조선일보 보도에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기사를 통해 "민노총은 '양씨에게 유족이 있다'고 했지만, 빈소에 적힌 상주(喪主) 명의자는 장옥기, 민노총 건설노조위원장 단 한 명뿐이었다"라고 밝혔지만 이 내용도 사실과 달랐다. 

양 지대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는 상주 명의자로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뿐만 아니라 양 지대장의 친형인 양회선씨의 이름도 함께 올라있다.(아래 사진 참고) 

또 양 지대장의 배우자와 자녀는 지난 4일 빈소를 찾아 언론들이 있는 상태에서 정치권 인사들과 면담을 진행한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월 4일 오후 노조 탄압에 항의해 분신 사망한 민주노총 건설노조 고 양회동 강원지부 지대장의 서울대병원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빈소 입구 상주표시판에 친형 양회선씨와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의 이름이 함께 표기되어 있다.
ⓒ 권우성
   건설노조 "<조선일보> 보도 속 CCTV 추정 사진 누가 제공했나" 

건설노조는 성명을 통해 "조선일보는 취재를 했다면 결코 내릴 수 없는 결론을 보도했다"라며 "영상 자료를 확보했음에도 이런 보도를 했다는 것은 고의적으로 사건을 왜곡해 여론을 선동하기 위한 악의적 보도행태"라고 비판했다.

건설노조는 이어 "<조선일보> 보도 속 CCTV 자료는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 종합민원실 건물의 것으로 보인다"라며 "양회동 열사의 분신과 관련한 내용을 유가족이나 목격자 당사자의 동의도 없이 해당 자료가 특정 언론과 기자를 통해 보도화됐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자료의 유출 경위도 검찰 혹은 경찰 내부에서 해당 자료를 제공한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양 지대장은 노동절인 지난 1일 강원도 강릉시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분신했다. 단체교섭 등 노조활동의 일환으로 건설사에 조합원 고용과 노조 전임자를 요구한 것과 관련 '공갈' 혐의를 받아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상황이었다. 양 지대장은 치료 끝에 지난 2일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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