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같은 AI’에 수천명 줄섰다…외로움 달래줄까

김성훈 2023. 5. 1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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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명 여성 인플루언서가 인공지능(AI) 대화 서비스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존 메이어 포에버 보이스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오프라인 시대의 유명인들과 달리 인플루언서들은 팔로어와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한다"면서 "카린 AI 같은 서비스가 인플루언서와 팔로어의 관계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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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인플루언서 목소리·말투 입힌 챗봇 개발
1분에 1달러 가격에도 인기 폭발
“성적·노골적 대화는 원하지 않아”
‘가상 여자친구’를 표방한 ‘카린 AI’의 모델인 미국 유명 인플루언서 카린 마저리(23). 트위터 NBC 캡처


미국 유명 여성 인플루언서가 인공지능(AI) 대화 서비스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출시 1주일 만에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대기자들도 몰렸다. 인류의 외로움을 달래줄 것이란 기대와 AI 윤리 논란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카린 마저리(23)는 최근 GPT-4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기술을 바탕으로 자신의 목소리와 버릇, 성격 등을 복제한 챗봇 ‘카린 AI’ 서비스를 공개했다.

마저리는 소셜미디어 스냅챗에서 팔로어 약 180만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다. 팔로어 가운데 남성이 98%라는 그는 매일 같이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고 있지만, 끊임없는 개인 메시지를 받아왔다. 마저리는 “카린 AI는 마치 자신과 실제로 대화하는 듯한 몰입적인 경험을 팔로어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이용 가격은 1분당 1달러(약 1300원)로, 출시 첫 주에만 10만 달러(약 1억3400만원)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서비스 이용 대기자가 수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런 추세대로라면 월 매출 500만 달러(약 66억9800만원)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튜브 등에 올라온 서비스 이용 영상을 보면 남성 이용자가 “내 슈퍼카를 타고 바닷가로 가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크루즈선도 타고 데이트하면 어때?”라고 묻자 AI는 “같이 노을도 보면 좋겠다. 신선한 음료와 해산물 음식 먹으면 아주 좋을 것 같아”라며 “나는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당신을 기다리며 미소 짓고 있을 거야. 스타일리시한 당신을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레”라고 답한다. 말투에는 AI 특유의 어색함이 약간 묻어나지만 대화량이나 주고받는 대화 내용은 꽤 자연스럽다.

카린 마저리 트위터 캡처


카린 AI를 개발한 ‘포에버 보이스’는 “팬들이 감정적인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여자친구와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새로운 AI 친구 사업 구상의 하나로 개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 메이어 포에버 보이스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오프라인 시대의 유명인들과 달리 인플루언서들은 팔로어와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한다”면서 “카린 AI 같은 서비스가 인플루언서와 팔로어의 관계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플루언서를 모델로 한 AI 사업은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메이어 CEO는 “이미 여러 인플루언서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5년 뒤에는 많은 미국인이 다양한 AI 친구를 가지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에서는 이 같은 서비스에 대한 윤리적, 도덕적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마저리는 “AI 이용자 중 일부가 성적으로 노골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카린 AI는 외로움에 대처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세계 최고의 심리학자들과 협력해 챗봇을 만들었으며 이는 트라우마를 되돌리고 신체적, 정서적 자신감을 재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각에선 사회·심리적 효과를 강조하는 업체 주장이 상술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산타클라라대 마크쿨라 응용윤리센터 인터넷 윤리 책임자인 이리나 라이쿠는 NBC뉴스에 “카린 AI가 ‘외로움을 치료한다’는 주장은 충분한 심리학적, 사회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 않다”며 “이런 종류의 거창한 주장은 사람들이 인플루언서와 관계가 있는 것처럼 가장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욕구를 감추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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