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루나 폭락 1년 전에도 위기…美투자사와 비밀거래 정황
권도형(32) 테라폼랩스(TFL) 대표가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1년 전에도 한차례 거품이 붕괴할 위기에 처했었으나, 미국의 한 투자사와의 뒷거래를 통해 이를 막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한국계 미국인 김모씨가자기자본거래 업체인 '점프트레이딩'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집단소송 소장을 권씨 사건과 관련한 자료로 공개 등록했다. 이 업체는 자기자산이나 차입금을 통해 각종 상품을 극초단타로 사고파는 고빈도매매(HFT)를 통해 이익을 거두는 업체다.
2021년 5월 권씨는 코인 가치가 1달러에 고정되도록 만든 테라USD(UST)의 시장가가 0.9달러까지 떨어지자 '점프트레이딩'에 접근했다고 WSJ가 보도했다. 당시 권씨는 점프트레이딩이 테라·루나 시세를 지지하도록 도와주는 대신 향후 3년에 걸쳐 1루나 당 30·40·50센트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주는 이면 합의를 체결했다는 게 WSJ의 보도다. 이에 점프트레이딩은 즉시 6200만 개 이상의 UST를 순매수하고, 코인 가치는 1달러 이상으로 다시 회복됐다.
그러자 권씨는 해당 뒷거래를 숨긴 채 "UST의 하락과 페그 이탈이 TFL의 알고리즘에 의해 자연스럽게 자가 치유됐다"는 취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지난 3월 미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은권씨를 증권사기 등 혐의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UST 시세 조작 정황을 적시했다. 당시에는 이에 가담한 업체를 '회사1'(Firm-1)이라는 익명으로 기술해 이 회사가 점프트레이딩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SJ는 이와 관련 '점프트레이딩'에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는 지난해 5월 UST·루나가 붕괴하기 한 달 전 한국을 떠나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세르비아 등지에서 도피생활을 이어가다 올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하다 덜미를 잡혀 체포됐다. 현지에서 문서위조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권씨는 최근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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