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배터리 아저씨’ 금양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공시 전 자사주 매각 사실 미리 언급...벌점 8.5점”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 전경.ⓒ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는 16일 자사주 처분 계획에 관한 발표를 지연공시한 금양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이날 금양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면서 벌점 8.5점과 공시 위반 제재금 8500만원을 부과했다고 공시했다.

금양은 2차전지 관련주 매수를 적극 추천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밧데리(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며 인기를 끈 박순혁 홍보 담당 이사가 재직했던 회사다

박 전 이사는 지난달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금양의 17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각 계획을 밝히면서 장내 매도와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교환사채(EB)발행 등을 매각 방법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공시 외 방식으로 특정 매체를 통해 자사주 처분 계획을 공개했다면 공시 의무 위반이라는 논란이 일자 2주 만에 관련 내용을 뒤늦게 공시했다.

박 전 이사는 전날인 15일 회사에 사표를 냈다. 그가 사의와 함께 ‘거래소가 사실상 사퇴를 압박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거래소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가 불성실법인에 할 수 있는 제재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벌점 부과 등이 있고 또 공시 책임자에게는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 요구를 할 수 있으며 이행 여부도 체크하는 것이 거래소의 업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시 책임자가 아닌 홍보이사에 대해서는 거래소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예를 들어 회사 입장에서 그분에게 공시 사전 유포 등에 관해 주의를 줄 수 있겠지만 그것도 거래소가 요구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