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클럽 의혹 큰 그림 보는 검찰…“박영수와 곽상도 혐의 연결”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혐의와 곽상도 전 의원 혐의를 하나의 큰 틀 안에서 종합해 수사하기로 했다.
검찰,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 압수수색
16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박 전 특검의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와 관련해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이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곽 전 의원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와 관련해 김정태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박 전 특검과 곽 전 의원은 김만배씨 등 대장동 일당 주도의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로 선정되기에 앞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성남의뜰에 참여하게 하고 이탈하지 않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그 대가로 박 전 특검은 추후 200억원 상당의 땅과 건물 등을 받기로 약속했고, 곽 전 의원은 아들의 화천대유자산관리(성남의뜰 내 자산관리회사)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챙긴 것으로 검찰은 본다.
2015년 3월 대장동 민간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 공모 당시 후보는 성남의뜰 컨소시엄과 산업은행 컨소시엄, 메리츠종금증권 컨소시엄 등 총 3곳이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앞서 산업은행 컨소시엄이 호반건설 등을 통해 성남의뜰 컨소시엄 쪽에 있는 하나은행을 지속적으로 데려와 이른바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하려고 시도하자 곽 전 의원이 저지했다고 검찰은 판단한다. 당시 호반건설이 낀 건 하나은행이 호반건설의 주거래 은행이었기 때문에 압력을 받을 만한 위치였기 때문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과 연관성이 있다. 당시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었던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으로 하여금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출자자로 참여하도록 했다가 내부 방침에 따라 철회하려고 하자 대주단으로라도 관여하도록 한 것으로 검찰은 분석한다.
당시 우리은행은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위해 1500억원 규모의 대출의향서를 써줬다. 하나은행도 같은 규모의 대출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밖에 검찰은 박 전 특검이 부국증권이 성남의뜰에 들어오지 못 하도록 막은 것으로 조사했다. 부국증권은 대장동 사업의 닮은꼴로 평가되는 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 참여한 적 있고 대장동 사업에도 진입하려고 했지만, 김만배 일당이 사업 주도권을 뺏길 가능성 등을 우려해 박 전 특검에게 부국증권을 밀어내도록 부탁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져 있다.
검찰 “박영수·곽상도, 하나·우리 은행 끌어들이고 이탈 막아”
이 같은 조치 덕분에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성남도시개발공사로부터 재원조달계획 분야에서 180점 만점 가운데 179점을 받았다. 경쟁자였던 산업은행 컨소시엄이 167점, 메리츠종금증권 컨소시엄이 161점을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박 전 특검과 곽 전 의원은 혐의를 전면으로 부인하고 있다. 특히 곽 전 특검은 이날(16일)도 중앙일보에 “하나은행에 관련 연락을 한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없다”라며 “하나은행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이탈하려고 한 위기 상황 자체가 없었던 걸로 안다”라고 항변했다. 그는 앞서 지난 2월 8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2심을 기다리고 있다.
사건에 밝은 한 서초동 변호사는 “박 전 특검은 기소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김민중·이창훈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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