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으로 연결된 느슨한 연대, 팀포지티브제로
김초혜 2023. 5. 16. 18:22
플라츠, 먼치스 앤 구디스, 웍스, 로비, 아파트먼트풀. 팀포지티브제로의 손길로 탄생한 취향의 연대.
「 취향으로 연결된 느슨한 연대, 팀포지티브제로 」
성수동을 걷다 보면 사람들이 유독 붐비는 곳이 있다. 성수동 터줏대감으로 만드는 공간마다 신선함을 부여하는 팀포지티브제로(이하 TPZ)의 작품이다. TPZ는 자신만의 관점으로 남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남다름(Weird)’을 지향하며, 효율로 재단하지 않은 공간을 펼쳐낸다. 먹고, 일하고, 노는 공간까지. TPZ는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사람들의 24시간을 디자인한다. 김시온 대표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윤지원은 자기만의 취향을 가진 이들이 느슨하게 연결돼 갈 때 하나의 TPZ식 마을공동체가 탄생할 거라는 꿈을 꾼다.
「 사람이 있는 공간, 플라츠 」
TPZ는 공간을 디자인할 때 신(Scene)을 떠올린다. 공간에 들어선 사람들이 어떻게 인지하고, 경험할 것인가에 집중한다는 뜻이다. 웍스를 예로 들면 바깥에서조차 공유 오피스처럼 보이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카페나 서점으로 착각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공간을 디자인한 이유는 우리가 웍스를 만들기 전 이 공간에서 일을 주제로 어떤 성장을 꿈꾸고, 연대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먼저 동선을 생각하고 만든 공간이라면 벽면에 가구가 붙어야 한다든가 커피 바는 중앙에 있어야 한다처럼 공식에 맞게 만들어질 수밖에 없을 거다. 그런데 우리는 우선순위가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TPZ의 공간은 화려한 마감재나 압도적인 기물이 눈길을 사로잡기보다 사람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동시에 편안하게 오갈 수 있기를 바란다. 플라츠의 로비에서 보이는 수직 계단 역시 마찬가지다. 공간에 들어선 사람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고, 경험할 것인지 골똘하게 고민한 결과물이다. 실제로 플라츠에서 빈티지 페어를 열었을 때, 사람들에게 정형화된 가이드를 주지 않아도 공간에 질서가 생겼다. 천천히 계단을 오르내리던 모습, 그 자체가 굉장히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 정의 내리지 않은 공간의 힘 」
TPZ의 공간은 뚜렷하게 정의하지 않고 쓰임의 경계가 모호한 공간이 많다. 레스토랑 야오이나 아트 기프트 숍 로비처럼 상업공간도 있지만, 목적이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플라츠2의 중정이 그렇다. 플라츠2는 원래 완전 삭막한 공장지대였다. 그런데 그곳을 보자마자 우리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좋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수동에는 서울숲이라는 커다란 공원이 있지만, 거리마다 나무와 쉴 곳이 있는 동네는 아니다. 성수 길목에 휴식을 더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흙과 돌을 심고, 조경을 새롭게 구성했다. 물론 많은 비용이 드는 작업이었지만 플라츠, 즉 광장에는 반드시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웍스를 이용하는 멤버에게 중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큰 위로와 환기가 될 것 같았다. TPZ는 브랜드를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동시에 공간을 만들고 있다. 때문에 보이드 공간을 어떻게 운영하고, 디자인하고, 기획할 것인가가 우리의 핵심 역량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 하나의 플랫폼으로 」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제품에 대해 진심인 사람이 꼭 있어야 한다. 누구나 바이닐을 판매할 순 있지만, 바이닐에 진심인 사람이 운영하는 셀렉션과 콘텐츠가 가진 힘은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오프라인 스토어는 취급하는 물건과 향유하는 물건에 따라 전혀 다른 유형의 사람이 모인다. 이제 플라츠는 단순한 공간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확장됐다. 그 첫 번째 플랫폼의 파트너로 함께한 브랜드가 빈티지 가구를 취급하는 원오디너리맨션의 아파트먼트풀이다. 올 6월쯤에는 아트 기프트 숍 로비를 확장하는 개념으로 TPZ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윤지원과 원오디너리맨션 이아영 대표의 취향이 담긴 리빙 라이프스타일 편집 숍을 오픈할 예정이다. TPZ의 공간으로 만들어갈 작은 마을을 상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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