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에 말 사주고 골프 치고… 나랏돈 막 쓴 민간단체들

박준상 2023. 5. 1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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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보조금을 빼돌려 자기 주머니에 챙긴 일부 비영리 민간단체 관계자들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한 민간단체가 횡령한 나랏돈의 최고 액수는 약 10억5300만원에 달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부터 정부의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 실태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결과, 국고보조금 횡령·사기·보조금법 위반 등 혐의로 10개 민간단체의 대표와 회계담당자 등 73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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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들어 민간단체 국고보조금 53.1% 늘어
감사원은 16일 국고보조금 횡령, 사기, 보조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10개 비영리 민간단체의 대표와 회계담당자 등 73명에 대한 수사 요청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입구. 연합뉴스


국고보조금을 빼돌려 자기 주머니에 챙긴 일부 비영리 민간단체 관계자들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한 민간단체가 횡령한 나랏돈의 최고 액수는 약 10억5300만원에 달했다.

이들 일당은 빼돌린 국고보조금을 손녀에게 말을 사주거나 골프를 치는 등에 썼다.

이번에 적발된 10개 민간단체가 착복한 국고보조금의 총액은 약 17억4000만원이었다.

안산시 소재 시민단체 두 곳은 세월호피해지원법에 따라 진행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관련 보조금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부터 정부의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 실태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결과, 국고보조금 횡령·사기·보조금법 위반 등 혐의로 10개 민간단체의 대표와 회계담당자 등 73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가 이뤄진 데에는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대표로 있던 정의기억연대의 정부 보조금 유용 혐의 재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국무조정실은 문재인정부 때 급증한 민간단체 국고보조금 지급 실태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횡령 등 불법 사례가 추가로 적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영리 민간단체에 대한 국고보조금은 2016년 3조5571억원이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를 거친 후인 2022년엔 5조4446억원으로 53.1% 늘어나 집행 실태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 결과, 국고보조금을 가장 많이 빼돌린 민간단체는 국군 장병들에게 문화지원 관련 사업을 하는 A단체다.

A단체는 2017∼2021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방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았으며, 이 단체의 실질적 대표 역할을 한 본부장 B씨와 회계 간사 C씨가 공모해 약 10억5300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C씨의 지인 등을 강사로 등록하게 하고 407회 강사료를 지급한 뒤, 그 돈을 다시 가족 등을 통해 되돌려받는 방법으로 1억3000여만원을 횡령했다.

물품·용역 대금 부풀리기 수법도 활용됐다.

이들은 영상 제작업체 등 16개 업체에 81회에 걸쳐 물품·용역 대금을 지불한 뒤 사업 취소 등 이유를 대면서 가족 등을 통해 일부 대금을 되돌려받았다.

A단체가 이런 식으로 빼돌린 국고보조금은 B씨 자녀의 사업과 주택구입, 손녀 말 구입 및 유학비, B씨와 가족의 골프·콘도 이용 등에 쓰였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여성,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를 내걸고 활동하는 비영리 민간단체 관계자의 부정 사례도 적발됐다.

여성 인권 관련 보조단체 비상근 대표 D씨는 2018년 6월 기록물 등재 사업 보조단체에 채용돼 여성가족부 보조사업에 참여했다.

D씨는 개인적으로 해외여행을 하면서 실제 근무한 것처럼 꾸며 665만원의 인건비를 부정수령했다.

청소년 보호 관련 단체 대표 E씨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여가부 보조사업자로 참여했다.

E씨는 이사와 공모해 두 사람이 운영하는 업체를 활용해 총 1억6200만원을 횡령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들은 횡령한 금액을 카드 대금 결제 등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자기 가족이나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허위 용역계약을 발주하고 1억여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사례도 적발됐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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