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59년 만에 '선발 등판 경기 5출루' 진기록
투타를 겸업하는 '괴물'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또 한 번 메이저리그(MLB) 역사에 흔치 않은 발자취를 남겼다. 선발 등판 경기에서 타자로 다섯 번 출루하는 진기록이다.
오타니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 겸 4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투수로는 7이닝 동안 홈런 3방을 맞고 4피안타 5실점으로 고전했지만, 타석에서 시즌 9호 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3타점 3득점 1볼넷으로 활약해 마운드에서의 부진을 만회했다.
다섯 번의 출루로 새 기록도 작성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오타니는 1964년 9월 27일 멜 스토틀마이어(당시 뉴욕 양키스) 이후 59년 만에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5번 이상 출루한 선수로 기록됐다.
선발 투수로 나선 경기에서 오타니보다 더 자주 출루한 선수는 역사상 단 세 명뿐이다. 1956년 6월 9일 척 스토브스, 1956년 5월 6일 빌리 호에프트, 1959년 6월 22일 돈 뉴컴이 6회씩 출루해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오타니는 이날 홈런, 3루타, 단타를 때려내 사상 최초의 선발 투수 사이클링 히트에 도전하기도 했다. 2루타 하나가 부족해 기록은 무산됐지만, MLB닷컴은 "선발 투수가 홈런, 3루타, 1루타, 볼넷을 한 개 이상씩 만들어낸 것도 빅리그 최초의 기록"이라고 썼다.
클러치 능력 역시 빛을 발했다. 오타니는 4-4로 맞선 4회 1사 1·2루에서 3점 홈런을 때려내는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작렬했다. 투수로서의 시즌 5승(1패) 째를 스스로 만들어낸 셈이다. 오리올파크 외야 오른쪽 바깥쪽 펜스를 맞히는 비거리 139m짜리 초대형 아치였다.
오타니는 일본 스포츠닛폰과의 인터뷰에서 "가능하면 2루타를 쳐서 사이클링히트를 완성하고 싶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내가 진기록을 만드는 건 투타 겸업을 하는 선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몸을 낮췄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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