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 통과…중계기관은 미정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데일리안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이 논의된 지 14년만에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통과됐다. 의료계 반발을 의식해 중계기관 선정은 시행령으로 위임했다.

16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는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남은 절차는 ▲정무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국회 본회의 등이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병·의원에서 직접 중계기관에 전산화된 관련 파일을 전달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것이 시행될 경우 일일이 종이 서류를 챙겨 사진을 찍어 앱을 통해 전송하거나, 팩스를 이용해 보험사에 보내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의료 데이터 전송대행기관(중계기관)은 시행령으로 위임됐다. 처음으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던 지난달부터 여야 의원들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과 보험개발원 중 어느 곳에 관련 서류를 전달할 것인지를 두고 논쟁했다.

의료계에서는 보험사와 가입자 간의 사적 계약인 실손보험을 두고 제3자인 의료기관에 보험금 지급을 위한 서류 전송을 의무화하는 건 부당하다는 주장을 내세운 바 있다. 또 비급여 의료 정보가 심평원으로 모이게 되면, 정부가 관련 비용 통제의 근거로 이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걱정도 나왔다.

이에 보험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보험요율을 산출하는 기관인 보험개발원을 대안으로 등장했다. 다만 심평원과 달리 의료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갖추기까지 관련 예산과 인력을 마련해야 하므로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