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원전 이어 SMR‧수소에 드라이브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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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성산구에는 소재 제작부터 완제품까지 일괄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이 자리한다.
두산에너빌리티 본사이자 대한민국 에너지 설비산업의 전초기지인 창원공장이다.
창원공장 안에 있는 단조공장에선 증기발생기 초기 제작 과정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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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성산구에는 소재 제작부터 완제품까지 일괄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이 자리한다. 두산에너빌리티 본사이자 대한민국 에너지 설비산업의 전초기지인 창원공장이다. 전체 면적 430만㎡(서울 여의도 1.5배)에 이르는 이 공장은 요즘 뜨겁다.
15일 찾은 창원공장에서는 회사 이름처럼 에너지(Energy)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국가 기간산업에 필요한 대부분의 초대형 플랜트 설비를 제작한다. 고숙련 기술자들로 30년 이상 근무자도 많다”고 소개했다. 이곳엔 협력사 직원을 포함해 5000여명이 근무한다.
창원공장 안에 있는 단조공장에선 증기발생기 초기 제작 과정을 지켜봤다. 자체 용광로에서 생산한 200t 규모의 합금강을 1200도로 달군 뒤 프레스기로 누르자, 쇳물이 흘러내렸다. 마치 찜질방에 있는 것처럼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둥그런 모양으로 만들어진 증기발생기는 높이 약 23m, 무게 약 775t에 이른다.
이어 원자력공장에 도착하자 야외에 보관하는 주단소재 20여개가 눈에 띄었다. 주단소재는 원자력발전소 주기기에 사용하는 금속 소재다. 신한울 3·4호기용으로 지난 2017년 제작했지만, 원전 공사중단으로 5년 넘게 보관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서야 산화 방지페인트를 벗겨내고 완제품 제작에 들어가 신한울 3·4호기에 납품될 예정이다.
원자력공장에는 베이(bay)라고 부르는 실내 작업공간이 5개 있다. 각 베이의 천장에 크레인 여러 개가 달려있어 무거운 물건을 옮기며 제품을 조립한다. 현재까지 원자로 34기, 증기발생기 124기를 만들어 국내외 대형 원전에 공급했다.
이날 창원공장 곳곳에서 ‘신사업의 희망’이 흘러넘쳤다. 원자력공장은 대형 주기기 제작 위주에서 벗어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소형모듈원자로(SMR) 제작을 위해 베이 개조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SMR 글로벌 파운드리(Foundry‧생산전문기업)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인력 확충과 공장 신축 계획도 있다. 이동현 원자력공장장은 “탈원전 정책으로 350여명이었던 원자력공장 인원이 200여명으로 줄었다”며 “이제는 신규 채용과 함께 공장 중축·신축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신한울 3·4호기 제품 제작에 나서면서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가스터빈공장과 풍력공장에서도 수소터빈, 초대형 풍력발전기 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상언 가스터빈 개발 담당 상무는 “오는 2027년 380㎿급 수소 전소 터빈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한다. 핵심 기기인 수소 전소 터빈용 연소기를 2026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풍력공장에선 발전 용량을 키우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8.0㎿ 용량의 풍력발전기를 개발해 지난해 실증 완료 단계까지 진행했다. 8.0㎿ 풍력발전기는 남산타워(236.7m)와 비슷한 높이 232.5m에 무게 1344t의 육중한 몸집을 자랑한다. 블레이드(날개) 한쪽 길이만 130m에 이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5년 10㎿짜리를, 2029~2030년엔 20㎿ 이상 용량의 풍력발전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신동규 풍력·서비스설계 담당 상무는 “해외 제품은 평균 풍속을 초속 10m에 맞췄는데 한국은 초속 6~8m”라며 “두산에너빌리티 제품은 낮은 풍속에도 최적화한 효율을 낸다”고 강조했다.
창원=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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