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대학생도 중금리 대출 손쉽게…SKT·하나금융 손잡은 데이터결합 뭐길래

김경미 2023. 5. 1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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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SK브로드밴드·11번가 등 SK ICT 3사와 하나은행·하나증권·하나카드 등 하나금융그룹 3사는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사에서 ‘통신·금융·미디어·유통 데이터 결합 신사업 추진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하나증권 최원영 상무, SK브로드밴드 이철행 담당, 하나은행 황보현우 본부장, SK텔레콤 장홍성 담당, 하나카드 이석 상무, 11번가 김종호 담당. [사진 SK텔레콤]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들과 하나금융그룹이 손잡고 차세대 신용평가 모형 개발에 나선다. 각사가 보유한 통신·금융·미디어·유통 데이터를 활용한다. 당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위해서라는데, ESG를 넘어 새 먹거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까.


무슨 일이야


SK텔레콤·SK브로드밴드·11번가 등 SK그룹 ICT 3사와 하나은행·하나증권·하나카드 등 하나금융그룹 3사는 ‘통신·금융·미디어·유통 데이터 결합 신사업 추진 협약’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업종간 고객 데이터를 가명 결합해 금융 소외 계층을 위한 새로운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이들 기업은 통신과 금융이 결합된 데이터 기반 신규상품도 함께 만들 예정이다. 황보현우 하나은행 데이터본부장은 “다양한 업종 간 데이터 결합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장홍성 SK텔레콤 애드테크 CO장도 “가명정보 결합을 통한 신사업 추진으로 통신과 금융의 협력은 물론 데이터를 통해 ESG를 실천하는 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차세대 신용평가 모형 개발은 금융 이력이 부족한 고객, 즉 ‘씬 파일러’를 위한 일종의 금융 복지로 볼 수 있다. 대학생, 사회초년생, 주부, 은퇴자 등 금융 거래를 자주하지 않아 신용점수가 낮은 이들이 금융 사각지대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게 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기 때문.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적절한 신용평가가 가능해진다면 금융거래가 없어도 맞춤형 중금리 대출이 가능해진다.

금융·통신 데이터 어떻게 결합?


SK텔레콤·SK브로드밴드·11번가 등 SK ICT 3사와 하나은행·하나증권·하나카드 등 하나금융그룹 3사가 16일 ‘통신·금융·미디어·유통 데이터 결합 신사업 추진 협약’ 체결했다. [사진 SK텔레콤]
6개사는 이동통신, 금융, 온라인정보를 가명정보 결합방식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서로 다른 정보처리자가 공통으로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가명처리해 통합하는 방식. 통신 요금을 꼬박꼬박 내는지, 온라인 쇼핑몰 이용 실적은 어떤지가 신용평가 기초 자료로 쓰이는 것. 하나금융그룹은 이 모델이 개발되면 개인 대출 심사에 활용할 예정이다.

양측은 데이터 결합을 통한 사업 모델도 발굴할 계획이다. 각 사가 가진 고객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한 뒤, 한데 모아 더 가치 있는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토대로 기존 통신·금융 상품을 고도화하고 고객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다른 데는 뭐해


통신과 금융 서비스의 융합은 이미 속도가 붙은 상태. 2020년 시행된 데이터 3법으로 가명정보 결합 제도가 마련되면서 각종 서비스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다. BC카드, 케이뱅크를 계열사로 둔 KT는 이종 분야 데이터 결합에 적극적이다. BC카드는 마이데이터 사업자,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CB) 본허가,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 면허 등 데이터 사업 관련 핵심 인허가를 가장 먼저 획득한 곳 중 하나다. 은행·카드 등 금융 데이터에 통신·미디어 데이터를 결합해 관련 신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신한은행, CJ올리브네트웍스와 ‘마이데이터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한 끝에 지난 2021년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디키타카’를 선보였다. 현재 해당 서비스는 접었지만, LG유플러스 자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앞으로는


오는 2분기부터는 정부의 ‘금융 AI 데이터 라이브러리’가 구축된다, 금융 데이터와 이종 산업의 결합 데이터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 금융위원회는 AI를 활용해 양질의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성능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데이터 도서관을 개발·운영할 계획이다. 신용정보원을 중심으로 금융사, 핀테크 기업, 데이터 전문기업 등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할 예정. 지금까지는 신용정보법상 한 차례 사용한 데이터는 파기하고, 필요할 경우 다시 데이터를 재결합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라이브러리에 저장된 정보를 목적에 맞게 가공한 뒤 인출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금융·통신·유통 등 각 분야 데이터를 결합해 활용한 신사업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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