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끓인 그놈 韓까지 덮쳤다…112년만에 역대급 '5월 폭염' 왜

천권필 2023. 5. 1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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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참지 못한 관광객들이 강릉시 경포해변에서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 뉴시스

아시아와 북미 등 전 세계 곳곳이 봄철 폭염에 시달리는 가운데 한국도 16일 한낮 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등 때 이른 무더위가 나타났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1.2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기온으로 평년으로 따지면 7월 말에서 8월 초에 해당하는 날씨다. 강원도 강릉은 35.5도까지 기온이 치솟으면서 1911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가장 높은 5월 기온을 기록했다. 속초 역시 34.4도로 기존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남부 지방도 대구가 33.6도, 경북 울진이 34.9도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이 30도를 훌쩍 넘는 한여름 수준의 무더위가 찾아왔다.


5년새 가장 빠른 폭염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기상청의 폭염일수 자료에 따르면, 5월 16일에 일 최고기온이 33도가 넘는 날이 시작된 건 최근 5년 간 가장 빠른 기록이다. 지난해의 경우 5월 22일에 경북 경주 등에서 첫 폭염이 찾아왔다. 역대급 여름 폭염을 겪었던 2018년에만 유일하게 4월에 경북 울진 등에 때 이른 폭염이 나타났다.

다만 습도가 여름철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서 체감온도는 33도보다 내려갔기 때문에 폭염 특보가 발표되지는 않았다. 기상청은 일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 특보를 발표한다.

기상청은 “16~17일은 따뜻한 남서풍이 유입되고 햇볕에 의해 기온이 오르면서 낮 기온이 강원 동해안과 경상 내륙에는 33도 이상 오르는 곳이 많아 덥겠다”며 “내륙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차가 15~20도로 매우 크겠으니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원 동해안을 중심으로 밤 사이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못해 열대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가 나타나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때 이른 폭염 왜?…“이동성 고기압 탓”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이 이른 시기에 전국을 덮친 건 한반도를 둘러싸고 여름철에 형성되는 기압 배치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내륙 지역의 뜨거운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유입됐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이동성 고기압이 한반도 남쪽의 여름철 북태평양고기압이 있는 자리에 박히면서 마치 여름철에 폭염이 나타나는 것처럼 온난다습한 공기가 남쪽으로부터 들어왔다”며 “고기압 자체의 강도가 북태평양고기압과 비교하면 어른과 아이의 차이처럼 작기 때문에 더위가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8일부터는 전국이 흐려지면서 폭염의 기세도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는 당분간 평년 수준의 기온 분포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도 폭염 경보…에어컨 가동에 전력망 위기


16일 아시아 지역의 최고온도 분포 현황. climate reanalyzer
한국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때 이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16일 수도 베이징의 기온이 36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남서부의 윈난성은 최근 40도 이상으로 기온이 올라 수백만 가구가 에어컨을 틀면서 벌써 전력망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서태평양 해수면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공기 순환이 활발해져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의 기온 상승을 유발하는 고기압성 순환을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서부와 캐나다 등 북미 지역도 때 이른 폭염과 산불로 고통받고 있다. 워싱턴주 시애틀 일부 지역은 14일(현지시각) 32도까지 기온이 치솟으면서 기존 역대 최고 기온을 크게 뛰어넘었다. 캐나다 서부의 앨버타주에서는 이례적인 고온건조한 날씨로 인해 수십 건의 산불이 일어나면서 비상사태가 선언됐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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