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남국 의식한 與…'시급 2000원' 예비군 수당 인상 검토
국민의힘 청년정책 총괄 기구인 청년정책네트워크 특별위원회(이하 특위)가 시급 2000원 수준인 예비군 훈련 수당을 현실화하는 등 예비군의 경제권·이동권·학습권을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청년정책네트워크 관계자는 1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청년이 너무 적은 비용을 지급받고 예비군 훈련을 하는 상황이라 보장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동원훈련의 경우 8만2000원, 일반훈련의 경우 1만6000원 상당의 보상비가 지급된다. 이를 시급으로 따지면 시간당 2000~3000원 수준으로, 2023년 기준 최저시급(9620원)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관계자는 “다만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만큼 인상 폭 등에 대한 논의는 신중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직종 간 형평성 고려 차원에서 예비군 훈련으로 인한 임금 손실 지원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직장 내 유급 휴가 처리가 되지 않는 등의 불법 행위를 근절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년정책네트워크는 이와 함께 오랫동안 지적돼 온 예비군의 학습권 보장도 강화한다. 현행 예비군법은 ‘고등학교 이상의 학교의 장은 예비군 대원으로 동원되거나 훈련을 받는 학생에 대하여 그 기간을 결석으로 처리하거나 동원이나 훈련을 이유로 불리하게 처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에도 서강대학교에서 한 교수가 예비군 훈련으로 쪽지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학생을 0점 처리하겠다고 공지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청년정책네트워크 관계자는 “예비군 훈련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학생이 학교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제재 규정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서울 양천구청이 조례를 통해 예비군 수송 버스를 지원하고 있는 경우처럼 정부·지방자치단체가 예비군에게 교통편을 직접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청년정책네트워크는 이같은 내용을 종합해 오는 19일 ‘예비군 3권 보장안’(가칭)을 발표할 예정이다. 토익 점수 유효기간 5년 연장안에 이은 두 번째 청년 정책이다. 이같은 행보는 최근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 논란으로 청년 민심이 대거 이탈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남국 사태로 민주당의 내로남불 행태가 또 다시 드러났다”며 “청년이 민주당에게 갖는 실망감이 높은 만큼, 우리 당은 청년의 삶과 민생에 더욱 집중하면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도 “2030세대는 코인 투자로 큰 폭의 자산 상실을 경험한 세대라 김 의원의 코인 논란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보다 더 큰 악재”라며 “우리는 정책적 노력을 보여 청년층의 지지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서울 영등포구 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를 방문해 ‘청소년 마약중독 대책 마련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민생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검경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마약 수사를 할 수 있는 역량이 극도로 약화되었던 것은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범정부적이고 종합적으로 사전 예방부터 체포·단속·치유·재활·복귀까지 다 이뤄지게 하는 통합적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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