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원희룡 “부동산 시장 경착륙 해소…임대차법 1년 더 유예”

“집값 상승 반전은 시기상조…임대차법 근본적인 변화 필요”
“보증금 사후정산은 불가능, 정부가 ‘경매 절차 지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데일리안 원나래기자

“연초 걱정했던 시장 경착륙 우려는 일단 해소된 것으로 본다. 전세 시장에서는 ‘임대차 3법’의 하나인 주택임대차(전월세) 신고제 유예기간이 이달로 만료되는 데 이를 1년 더 유예할 예정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원 장관은 “매매시장에 아직 국지적인 상승과 함께 앞으로 금융 상황에 따라 주택 가격 상승 요인이 부분적으로 남아있지만, 연초 걱정했던 경착륙 우려는 일단 해소됐다”며 “그렇다고 이 흐름이 다시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반전하기는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원 장관은 미분양 사태와 관련해서는 “전체 미분양은 9만가구 선에서 일부 해소되고 있어 몇 개월 내 갑자기 늘어날 수 있다는 지표는 전혀 없다”며 “3~4개월내 시장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공급 부분에서는 금리 인상, 일부 지방에서의 미분양, 건설사들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연체 등에 따라 3년 뒤에 공급 위축으로 인한 가격 폭등 요인이 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정부에서 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앞서 ‘임대차 3법의 폐지 수준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임대차 3법 가운데 하나인 전월세 신고제의 계도기간이 이달 말 종료됨에 따라 1년 더 연장할 계획이다.

임대차3법은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로 세입자가 원하면 전·월세 계약을 연장해 최대 4년 거주를 보장하고 임대료 상승률을 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원 장관은 “임대차 3법을 크게 보면 가격 제한, 기간 연장, 신고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가격과 기간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은 없애야 할 것”이라며 “다만 임대차법 자체를 폐지하는 것만이 꼭 답이 아니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예상되는 임대차 시장 문제를 분석하고, 현재 수준에서 가장 현실성 있는 근본적인 제도를 내놓을 때가 됐다”며 “이번 기회에 제대로 판 위에 올려 큰 그림을 짜볼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의 전세 보증금을 사후 정산해 주는 방안에 대해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못 받았다.

원 장관은 “사후정산은 시장 원리로 (따져 봐도) 그렇고, 국민을 속이는 것. 검토 대상이 아니다”라며 “개인이 법률지식이 약하고 시간 내기 어렵다면 국가가 대신 경매 절차를 진행 해주고 정산해주는 ‘경매 절차 지원’이 충분히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5월16일 취임한 원희룡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토부 수장이면서 ‘현장형’ 장관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