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3%대 둔화에도 체감 어렵다…국민 절반 이상 ‘고물가’ 여전

박진석 2023. 5. 1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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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5명은 고물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물가 상승 폭이 점차 둔화하고 있지만 먹거리 가격 등 생활과 밀접한 물가는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인식은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큰 차이가 없다.

석유류 가격 하락 등으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한번 가격이 오르면 잘 내리지 않는 서비스 가격 경직성 탓에 근원물가 상승률은 쉽사리 내려오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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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46.5%, 물가 둔화 체감 못 느껴
근원물가 상승률 4%대…고물가 지속
공공요금 인상 등 물가 상승 변수↑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국민 10명 중 5명은 고물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물가 상승 폭이 점차 둔화하고 있지만 먹거리 가격 등 생활과 밀접한 물가는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국민 46.5%는 지난달 물가가 5% 이상 상승했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 가운데 26.8%는 아직 물가가 6% 이상이라고 느끼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다.


지난달 물가가 5% 이상이라고 인식한 수치는 전월(51.4%)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이러한 인식은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큰 차이가 없다. 이에 실제 소비자가 겪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고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달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6% 올랐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0%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 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랐다. 개인 서비스 가격 상승세 등에 전체 물가 상승률 둔화보다 근원물가 상승률 둔화가 더디게 하락하고 있다.


실제로 대표 체감 물가인 외식 물가는 2년 5개월 동안 매달 증가했다. 지난달 외식 물가 지수는 117.15(2020년=100)로 한 달 전보다 0.7% 상승했다. 외식 물가는 전월 대비 기준 2020년 12월부터 29개월 동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식 물가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매달 늘고 있다는 뜻이다.


품목별로 보면 햄버거(27.8%), 피자(24.3%), 김밥(23.2%), 갈비탕(22.5%), 라면(21.2%) 등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자장면(21.0%), 생선회(20.4%), 떡볶이(19.9%) 등도 뒤를 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식료품 수요가 외식 수요로 옮겨간 영향이다.


외식을 제외한 개인 서비스 지수도 3월과 비교했을 때 0.8% 증가했다. 호텔숙박료(5.5%), 승용차임차료(5.0%), 국내단체여행비(4.4%), 운동경기관람료(2.5%) 등 일부 여행·레저 관련 품목들은 한 달 새 2% 넘게 올랐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으로 관련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석유류 가격 하락 등으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한번 가격이 오르면 잘 내리지 않는 서비스 가격 경직성 탓에 근원물가 상승률은 쉽사리 내려오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이달부터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8원, 도시가스 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 인상한다고 밝히면서 소비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하반기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가스요금을 인상했다가 올해 초 난방비 대란 상황에 직면한 바 있다. 이에 올여름에는 냉방비 폭탄을 우려하는 시각도 상당하다. 관련 업계 등은 이번 인상으로 월평균 332kWh를 사용하는 4인 가구 기준 전기요금은 기존 월 6만3570원에서 6만6590원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12일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하반기 지방 공공요금 인상이 우려되는 만큼 적극적인 지자체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원가 절감 및 경영 효율화 등 자구노력으로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하는 등 국민부담을 최소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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