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조금은 '주인 없는 돈?'… 유령직원으로 횡령하고 손녀에게 말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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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비영리 민간단체 10곳의 조직적인 횡령 등 부정 행위를 확인하고 단체 대표 등 73명을 횡령, 사기, 보조금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청소년 보호 관련 단체 대표는 이사와 공모해 운영하는 업체에 용역계약을 허위 발주하는 등 1억6200여만원을 횡령했고, 재외동포 협력 사업 보조단체 대표는 딸 명의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는 등 1200여만원을 횡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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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비영리 민간단체 10곳의 조직적인 횡령 등 부정 행위를 확인하고 단체 대표 등 73명을 횡령, 사기, 보조금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들은 가족이나 지인, 퇴사자의 이름으로 인건비를 가로채거나 허위 업체에 발주해 국가보조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8월부터 정부의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 실태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대표로 있던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정부 보조금 유용 혐의를 계기로 행정안전부, 통일부,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 여성가족부 등 8개 정부 기관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2017∼2021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방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한 민간 단체는 본부장과 회계 간사가 공모해 총 약 10억5300여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곳의 실질적인 대표인 한 본부장은 회계 간사 지인 등을 강사로 등록하게 하고 400회 넘게 강사료를 지급한 뒤 그 돈을 다시 가족 등을 통해 되돌려받는 방법으로 1억3000여만원을 횡령했다. 특히 이 본부장은 횡령한 보조금 중 4억8500만원을 자녀가 운영하는 회사의 운영비로 집행하거나 손녀의 승마용 말 구입 및 유학비 지원, 자녀 주택구입 자금 지원, 골프 및 콘도 이용 등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인권 관련 보조단체의 한 비상근 대표는 해외여행을 하고도 허위로 근무확인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665만원을 부정수급 받고 동·식물 보전사업 보조단체 대표와 회계담당자는 퇴직 직원 등에 대한 허위 인건비를 보조금으로 지급받는 등 3억6600여만원을 횡령했다.
안산시의 '세월호 피해자 지원을 통한 지역 공동체 회복' 사업에 참여한 시민단체의 횡령도 드러났다. 한 시민단체 대표는 배우자가 운영 중인 인쇄업체에 제작용역 발주를 맡겨 270여만원을 빼돌렸다. 이밖에 운영 업체나 가족간 허위 계약을 체결해 횡령한 사례도 확인됐다. 청소년 보호 관련 단체 대표는 이사와 공모해 운영하는 업체에 용역계약을 허위 발주하는 등 1억6200여만원을 횡령했고, 재외동포 협력 사업 보조단체 대표는 딸 명의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는 등 1200여만원을 횡령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는 정부 보조금을 '눈먼 돈'으로 인식하는 행태에 경종을 울리고자 실시했다"며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감사결과를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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