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우 올리고 정지석 때렸다… 대한항공, AVC 클럽선수권 8강행

김효경 2023. 5. 1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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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아시아 클럽챔피언십 알 아흘리전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는 대한항공 선수들. 사진 한국배구연맹

유광우가 올리면 정지석이 때렸다. 남자배구 대한항공이 아시아 클럽 배구 선수권 8강에 올랐다.

2022~23 V리그 우승 팀격으로 출전한 대한항공은 15일(이하 현지시각) 바레인 마나마 이사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23 아시아 남자 클럽 배구선수권 A조 조별예선에서 바레인의 알 아흘리를 세트 스코어 3-0(25-19, 25-21, 25-22)으로 이겼다.

전날 호주의 캔버라 히트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둔 대한항공은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바앙카라와의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8강행 티켓을 따냈다. 자카르타는 15일 캔버라에 3-0 승리를 거두며 2위(1승 1패·승점4)를 달리고 있다. 알 아흘리(1승 1패·2점)는 캔버라(2패·0점)와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15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아시아 클럽챔피언십 알 아흘리전에서 활약한 대한항공 정지석. 사진 한국배구연맹


알 아흘리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1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하게 된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쿠바)가 단기 계약으로 합류해 뛰고 있다. 2020~2021시즌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우승을 이끌었던 요스바니는 경기 전 유광우, 정지석과 함께 코트에서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캔버라전에서 뛰지 않았던 정지석을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로 출전시켰다. 세터 유광우,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 미들블로커 김민재-진지위, 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이 나선 대한항공은 서브로 상대를 무너뜨렸다.

스파이크 서브와 플로터 서브를 섞어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선 요스바니를 공략했다. 요스바니의 리시브가 흔들리자 알 아흘리의 공격도 흔들렸다. 김민재의 서브득점으로 12-10을 만든 대한항공은 정지석의 퀵오픈과 요스바니의 공격범실을 묶어 14-11로 달아나며 승기를 굳혔다. 이후 정지석의 파이프 공격(중앙 후위공격)과 알 아흘리의 범실, 김민재의 속공이 연달아 터져나오며 19-14로 점수차를 벌렸고, 1세트를 25-19로 무난히 가져왔다.

15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아시아 클럽챔피언십에서 알 아흘리 소속으로 대한항공을 상대한 요스바니. 사진 한국배구연맹


요스바니가 2세트에선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대한항공엔 임동혁이 있었다. 임동혁의 서브로 점수 차를 벌린 대한항공은 25-21로 2세트까지 따냈다. 3세트에선 에이스 정지석이 폭발했다. 22-22에서 날카로운 퀵오픈을 성공시킨 뒤 블로킹으로 24-22 매치포인트를 만들어냈다. 알 아흘리의 범실로 경기는 3세트만에 끝났다.

정지석은 블로킹 2개 포함 17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68%. 정지석은 리시브도 팀 내 최다인 31개를 받아 15개를 세터 머리 위로 전달(정확)했다. 임동혁은 블로킹 1개, 서브득점 1개 포함 13점(공격 성공률 52%)을 올렸다.

바레인 교민 30여명은 경기장을 찾아 대한항공을 응원했다. 현지 걸프항공에서 일하는 승무원들도 경기장을 방문해 힘을 보탰다. 어린이들은 태권도복을 입고 응원했다. 마지막 3세트에서 바레인 관중들이 소리를 지르며 대한항공 선수들을 압박하자 교민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맞불을 놨다.

정지석은 경기 뒤 "외국에서 나와서 이렇게 응원해 주시는 게 되게 힘이 난다. 마지막에 바레인 관중이 많았는데도 우리 홈인 것 같았다. 대한민국 소리가 그치지 않을 정도라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지석은 "우리도 익히 아는 선수들이 용병으로 오면서 위압감이 있기는 했는데 역시 호흡이 좀 안 맞는 모습이었다. 의사소통할 시간도 없이 준비를 좀 빨리 하더라. 그런 것을 노렸는데 잘 먹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15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아시아 클럽챔피언십 알 아흘리전에서 패스하는 대한항공 세터 유광우. 사진 한국배구연맹

대한항공은 주전 세터 한선수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이번 대회 14인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베테랑 유광우의 어깨가 그만크 무겁다. 유광우는 "(상대 미들블로커들이) 한국 미들블로커들에 비해 신장이나 피지컬은 괜찮은데 기본기나 이런 게 좀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보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유광우는 "요스바니는 여전히 공격적인 선수다. 한국 배구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들어왔던 건데 서브로 잘 공략을 했던 것 같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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