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부, 中정부요원 활동한 남성 기소…"반중인사 사진 공산당에 보내"
미국 법무부가 중국 정부 요원으로 활동한 혐의로 60대 미국 시민권자를 체포·기소했다. 최근 미국에서 중국 정부와 연루된 '스파이 행위자'에 대한 적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미 법무부는 미국 내에서 활동 중인 반중(反中) 운동가들의 사진·신상정보 등을 중국 측에 수 년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중국계 미국 시민권자인 량리탕(梁利堂·63)을 기소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州)에 거주 중인 량은 2018년~2022년 뉴욕 주재 중국 영사관 직원 여러 명을 포함해 중국 정부 관계자 7명과 교신했다.
2018년 그는 보스턴 차이나타운에서 중국 국기(오성홍기)를 훼손하는 퍼포먼스를 벌인 시위자 사진을 중국 관료들에게 공유하면서 시위자가 친(親)대만 성향 인물이란 정보도 전달했다. 이듬해에는 '홍콩과 함께 하는 보스턴'이라는 반중 성격의 행사에 참여한 이들의 사진을 중국 측에 보냈다. 또 그는 중국 공산당 산하 선전기구인 통일전선공작부(통전부)에서 주최하는 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SCMP가 전했다.
SCMP에 따르면 량처럼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해외 정부의 '미등록 요원'으로 활동하게 되면 10년 이하의 징역, 3년 이하의 보호 관찰, 25만 달러(약 3억33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한편 지난주 체포됐던 량은 여권 반납, 매사추세츠 내 여행 제한, 중국 관료와 접촉하지 않기, 전자 모니터링 받기 등의 조건으로 보석금 2만5000달러(약 3300만원)를 내고 석방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 류펑위 대변인은 이날 SCMP에 "미국 측의 중국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류 대변인은 "최근 몇 년간 미국 정부와 언론이 '중국 스파이'와 관련해 과장된 인식을 가져왔는데 상당수는 훗날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고 주장했다.
최근 들어 미국에서는 량리탕처럼 중국 정부와 연루된 혐의로 체포·기소된 사례가 여럿 있었다고 SCMP가 전했다. 지난달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 중국 비밀 경찰서를 운영한 혐의로 2명이 체포됐다. 지난 1월에는 보스턴의 한 중국인 음악학도가 "중국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는 전단지를 붙인 여성을 스토킹하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 내에서 중국 스파이 행위 적발이 강화되는 가운데, 중국에서도 최근 간첩 혐의가 있는 미국 시민권자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하는 등 '맞대응' 성격의 조치가 이뤄졌다.
지난 15일 중국 쑤저우(蘇州)시 중급인민법원은 1심에서 간첩 혐의를 받은 홍콩 주민이자 미국 시민권자인 존 싱완 렁(78)에 유죄 판결을 내리고 무기 징역을 선고했다. 중국 정부는 렁의 개인 재산 50만 위안(약 9600만원)을 몰수하고 정치 활동 권리를 박탈했다. 렁에 대한 선고는 중국이 최근 중화인민공화국 반(反) 간첩법(방첩법)을 개정하고 방첩 활동을 강화한 가운데 이뤄졌다.
중국은 국가 안보와 관련한 어떠한 정보를 넘기는 행위도 금지하는 등 간첩의 정의를 확대하는 내용의 방첩법 개정안을 오는 7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서유진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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