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시리아, 12년만의 아랍리그 복귀

2023. 5. 1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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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7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아랍리그 외무부 장관들은 시리아를 다시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시리아의 아랍리그 복귀는 일부 아랍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우디가 주도했다.

아랍리그는 당장은 시리아가 분쟁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마약 밀매를 단속하며, 시리아 난민 송환을 서둘러 줄 것을 기대한다.

시리아의 자세를 보고 아랍국가들의 시리아에 대한 지원 규모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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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해결·난민 송환 기대
한반도도 현실적 접근해야

5월7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아랍리그 외무부 장관들은 시리아를 다시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아랍리그는 1945년 22개 국가가 지역 협력과 분쟁 해결을 목적으로 창설했다. 아랍리그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탄압한 2011년에 시리아를 축출했다.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여러 아랍국가는 아사드 정권 전복을 위한 저항세력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제 아사드 대통령은 오는 19일 사우디에서 열리는 아랍리그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오랫동안 고립됐다가 공식적으로 아랍 세계에 복귀하게 된 것이다. 시리아에는 상징적 승리이다.

장기간의 시리아 전쟁으로 2011년 3월 이후 거의 50만명이 죽고, 전쟁 전 인구 2300만명 중 거의 절반가량이 외국 혹은 국내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다. 전쟁이 진행되면서 아사드 정부는 주요 도시를 포함해 시리아 대부분을 확고히 장악했다. 시리아 위기는 인접 국가에도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아랍국가들은 이 상황을 타개하고 싶어했다. 아사드 정권을 무시하는 게 해법이 아니라고 결론을 지었다.

이미 최근 몇 년간 아랍국가들은 시리아와 외교관계 복원에 나섰다. 아랍에미리트(UAE)는 2018년에 외교관계를 정상화했다. 요르단은 2021년 시리아와 다시 국경을 개방했다. 사우디 외무부 장관은 지난달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시리아를 방문했다. 두 나라는 대사관을 설치하고 항공기 운항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월6일 지진으로 시리아에서 6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십만 명이 집을 잃었다. 한때 적대적이었던 아랍국가들이 인도적 지원에 나섰다. 시리아에는 우선 안정과 경제재건을 추진하는 데 지역 국가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최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시리아를 방문해 경제협력을 협상했다. 이란은 시리아를 통해서 레바논과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이스라엘에 대항할 수 있다.

시리아의 아랍리그 복귀는 일부 아랍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우디가 주도했다. 사우디와 UAE는 아사드 정권이 붕괴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관계 개선을 통해 시리아의 이란에 대한 의존도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사우디는 자국의 ‘비전2030’ 실현에 지역 평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봤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최근 사우디·이란의 화해 기조하에서 지역 분쟁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됐다고 볼 수도 있다. 시리아는 양국의 진정한 의도를 테스트하는 곳이 될 것이다. 미국은 이번 결정 후 시리아에 대한 정책 변화는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사우디와 UAE 등은 더 이상 중동문제 해결에 미국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미국의 역할이 축소된 것이다.

하지만 시리아가 기대하는 투자가 당장 이뤄질지 의문이다. 미국은 시리아에 대해 광범위한 제재를 하고 있다. 유럽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며 아랍국가들과 시리아 간에 신뢰가 쌓이면 경제관계도 깊어질 것이다. 아랍리그는 당장은 시리아가 분쟁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마약 밀매를 단속하며, 시리아 난민 송환을 서둘러 줄 것을 기대한다. 시리아의 자세를 보고 아랍국가들의 시리아에 대한 지원 규모도 결정할 것이다. 지역 내 분쟁을 미래지향적으로 해결하려는 아랍 국가들의 현실적 접근은 지금 한반도에도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김동기 '지정학의 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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