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파기 사과부터", "거부권 대통령"... 민주·정의 '부글부글'

이경태 2023. 5. 16.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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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대선공약에 국힘 총선공약이었다" 비판... 25일 본회의서 재투표?

[이경태 기자]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박광온 "윤석열 대통령은 기어이 '국민과 맞서는 길'을 택했다."
배진교 "대선후보 윤석열과 지금 대통령은 다른 사람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자,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원내대표들이 내놓은 일침이다. 윤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이어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의회주의를 짓밟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간호법 제정안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고도 질타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국민을 거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더는 민생을 내팽개치지 말라, 더는 국민을 분열시키지 말라, 국민 통합의 결단을 내리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이지만 윤 대통령은 기어이 '국민과 맞서는 길'을 택했다"며 "간호법은 윤 대통령 대선 공약이자, 국민의힘 21대 총선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또 "간호법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정부·여당이 갈등 중재와 합의 처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는다"며 "(정부·여당은) 오히려, 거부권 행사 명분을 쌓기 위해 국민 분열을 선택했다. 국민통합의 길로 가야 할 정치 상황은 극단적 대치의 길로 가게 됐다"고도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간호법 제정안 재투표 방침도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국민 뜻에 따라 국회에서 재투표에 나서겠다. 국민 건강권에 직결된 문제인 만큼, 흔들리지 않겠다"며 "언제나 국민을 중심에 둔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직역 갈등을 가중시키고 국민 건강 불안감을 키우는 건 국회 입법권도 무시하고, 스스로 국민들과 한 간호법 제정 약속도 뒤집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이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화하고 간호사 처우를 개선하려는 간호법은 세계 90여개국에서도 제정하고 있는 내용"이라며 "국민의 반대도 무릅쓰고 본인 공약도 파기하면서 거부권을 행사한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께 사과 먼저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대통령은 봤어도, 지금껏 공약을 정면으로 부정한 대통령은 처음"이라면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제3자처럼 발언한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보면 뉴스 앵커인지, 심판인지, 토론 사회자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지난 대선에서 국민 모두가 윤 대통령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간호법 제정을 약속한 것을 봤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1월 11일 간호협회 간호사들과의 간담회에서 간호법 제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정부·여당 인사들도 눈이 있었으면 봤을 것이고, 귀가 있었으면 들었을 것인데 단체로 기억이라도 잃은 것입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 간호법 거부권 행사는 겉으로만 의료체계를 위하는 '위선'이고,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무능'이고,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는 '오만'"이라며 "지금이라도 거부권 행사를 철회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취임 1년 만에 박근혜와 같은 거부권 행사 수 기록해"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정의당도 이번 거부권 행사에 대해 "대통령 본인의 약속마저 파기한 민심에 대한 도전이자 국회의 입법권을 또 다시 부정하는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 대통령은) '간호법이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국민 불안감을 초래한다'고 했는데 국민이 볼 때 어떤 설득력도 없다"면서 이같이 평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취임 1년 만에 전 대통령 박근혜씨와 같은 거부권 행사의 수를 기록했다. 이미 노골적으로 거부권을 예고하는 방송법과 노란봉투법까지 하면 '이명박근혜' 정부의 10년 동안 거부권 수도 집권 전반기에 넘어설 상황"이라며 "가히 '거부권 대통령'이라 할 만하다"고 꼬집었다.

정의당 역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재투표에 적극 임하겠단 입장이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앞서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삼권분립을 규정한 헌정에 대한 거부이자 국회에 대한 거부, 협치에 대한 거부"라며 "(거부권 행사시) 헌법과 국회법이 정한대로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재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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