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이달 말 EU 시정조치안 받을 듯… 유럽 슬롯도 외항사 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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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EU 집행위원회로부터 아시아나항공 합병과 관련한 시정조치안을 이달 말 받아들 예정이다.
EU가 대한항공에 발부할 시정조치안에는 독점이 예상되는 유럽 4개 노선의 슬롯 반납과 관련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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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미아·티웨이항공 뛰어들어… 국내 항공사 배분 될까
슬롯 출혈 불가피한 각국 '자국 우선주의'는 우려할 사안
대한항공이 EU 집행위원회로부터 아시아나항공 합병과 관련한 시정조치안을 이달 말 받아들 예정이다. 합병시 독점이 예상되는 유럽 4개 노선의 슬롯 반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럽 알짜노선을 외항사에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알짜 노선인 만큼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국내 항공사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앞서 자국 항공사로의 슬롯(시간당 이착륙 허용 횟수) 반납을 조건으로 내걸었던 영국의 선례가 EU 심사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1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유럽경쟁당국(EC)이 이달 말까지 공식적으로 시정조치안을 발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간 심사 기한을 지속적으로 연장해온 EU집행위원회는 오는 8월 3일까지 심사 결과를 내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U가 대한항공에 발부할 시정조치안에는 독점이 예상되는 유럽 4개 노선의 슬롯 반납과 관련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4개 노선은 인천~프랑스 파리·이탈리아 로마·독일 프랑크푸르트·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지난 2019년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은 인천~파리 60%, 프랑크푸르트 68%, 로마 75%, 바르셀로나 100%다.
이에 유럽 노선 배분을 두고 슬롯 출혈과 관련한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가의 자산으로 여겨지는 슬롯이 국내 항공사에 배분되면 좋겠지만, 그간 영국과 중국이 그랬듯 EU에서도 자국 항공사를 우선시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앞서 대한항공은 영국, 중국 등의 승인을 따내기 위해 주요 슬롯을 반납해야 했다. 영국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갖고 있던 슬롯 17개 중 7개를 영국 항공사인 버진 애틀랜틱에 넘기도록 했고, 중국에서도 9개 슬롯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결정했다.
EU 노선 가운데 외항사에 넘겨줄 가능성이 높은 노선으로는 독일 노선에 루프트한자항공, 파리 노선에 에어프랑스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인천공항에 들어오는 대표적인 유럽 항공사들이다.
이에 국내 항공사들이 유럽 노선 인수전에 뛰어든다 하더라도 사실상 이를 따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중국 등 선례가 남은 데다 조건부 승인으로 시작된 심사인 만큼 EU 역시 자국에 유리하게 시정조치안을 세팅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국내 항공사 중에선 에어프레미아가 유럽 4개 노선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낸 상황이며, 티웨이항공 역시 유럽 노선 확보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항공사에게 배분되면 좋겠지만 슬롯 7개를 버진애틀랜틱에 넘겨줬던 영국의 사례를 EU가 참작할 가능성이 높다"며 "표면적으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인한 대형항공사의 노선 독점이지만, 해당 슬롯을 한 국가 안에서만 갖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 노선 다변화 등을 이유로 유럽 항공사를 우선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첫 시작부터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으로 시작을 했고, 영국과 중국에서도 슬롯 반납이 이어졌으니 EU에서도 충분히 자국 항공사에 용이하게 세팅할수 있다"며 "대한항공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될 것이며 첫 단추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알수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시정조치안의 발부가 불승인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신규 항공사에 슬롯을 제공하는 것은 신규 진입항공사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보장해주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외 경쟁당국이 기존 경쟁환경을 복원토록 요구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시정조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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