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탄 제약 빅5 1분기 실적, 실속은 ‘웃고 울고’

김성아 2023. 5. 1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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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한미·종근당·대웅, 1Q 호실적
녹십자, 분기 적자전환...매출액도↓
녹십자 “R&D 비용 주효...글로벌 공략”
ⓒ게티이미지뱅크

예년보다 따뜻하게 불어오는 봄바람이 전통제약사 어닝 시즌에도 찾아온 모양이다. 연간 마케팅 비용이 가장 많이 집계되는 1분기에다 글로벌 경제 불황으로 곡소리만 들리고 있는 산업계에서 전통 제약사 빅5는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개 제약사 ▲유한양행 ▲한미약품 ▲종근당 ▲녹십자 ▲대웅제약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결과, 이들 중 녹십자를 제외한 네 곳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개선된 모습이다.


유한양행은 어김없이 1위 자리를 지켰다. 유한양행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26억원으로 같은 기간 무려 270.9%나 증가했다.


호실적을 견인한 것은 ‘라이선스 부문’이다. 이번 1분기 라이선스 수익은 71억6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3.0% 증가했다. 해외사업 부문 역시 같은 기간 24.3% 성장하는 등 전반적인 사업 부문의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졌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지난해 15억원에 그쳤던 라이선스 수익이 이번 1분기에는 71억원 수준으로 높아졌다”며 “당뇨복합제 기술 라이선스 등 자회사 및 국내 다른 회사들과 진행한 라이선스 수익이 1분기 매출로 잡혔다”고 밝혔다.


한미약품과 종근당은 전 제품의 고른 매출 성장이 1분기 호실적을 이끌었다. 한미약품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617억원, 영업이익 605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6%, 47.9% 성장했다. 국내에서는 로수젯을 비롯한 주요 개량·복합신약이 매출액 전반을 끌어올렸고 해외에서는 기술수출을 제외하고도 수출 실적이 414억원에 달하는 등 외형을 키웠다.


종근당도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종근당은 별도기준 매출액 3601억원, 영업이익 30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5%, 23.6% 증가한 실적이다. 종근당은 전문의약품(ETC)은 물론 일반의약품(OTC)까지 전 품목의 고른 성장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활성비타민 ‘벤포벨’ 등 기존 제품이 꾸준한 매출 성장을 보였으며, 지난해 허가받은 고혈압 4제 복합제 ‘누보로젯’과 황반변성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주’가 신규 매출을 내며 외형 확대를 이뤘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역대 최고 영업이익이라는 기록으로 2023년의 포문을 열었다. 대웅제약은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 2923억원, 영업이익 310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5.9% 성장한 모습이다. 연결기준으로는 1분기 매출액 3224억원, 영업이익 245억원을 기록했다.


호실적을 이끈 것은 펙수클루를 비롯한 ETC 부문의 고른 성장과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매출 성장이다. ETC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2069억원을 기록했다. 나보타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40.3% 성장한 42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해외 수출액이 3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3% 오른 수치를 보였다.


ⓒGC녹십자

한편 녹십자는 엔데믹과 고환율에 따른 영향을 막지 못하고 제약 빅5 가운데는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 녹십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495억원, 영업손실 13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2%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적자전환했다.


녹십자는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을 연구개발(R&D) 비용 증가라고 설명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미국 카탈리스트 희귀혈액응고 질환 파이프라인 3개 양수도 계약과 아퀴터스와의 mRNA 독감 백신 옵션 행사 등 R&D 비용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엔데믹, 고환율 등이 수익성 저하를 거들었다. GC셀 등 코로나 검체 검진과 관련한 연결 자회사가 검사 수요 감소에 따라 역성장했다. 또 지난해 고환율로 매입한 원료가 현재 환율에 따라 판매 원가율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낮아졌다.


녹십자는 이번 역성장이 향후 진일보를 위한 1보 후퇴라는 입장이다. 최근 엔데믹으로 인해 녹십자의 주요 사업부문인 독감 백신 매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또 녹십자 연매출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공급시점이 변경돼 2분기부터는 매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헌터라제 이외에도 남반구향 백신 물량 매출의 대부분이 2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라며 “영업손실 역시 향후 mRNA 독감 백신 등 신규 파이프라인을 위한 R&D 비용으로 일시적인 후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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