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피플라운지]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켈리로 연내 맥주시장 1위 탈환”
테라보다 가파른 성장세
‘듀얼 브랜드’ 전략으로 판매 쑥쑥
하반기도,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 지속
“카니발리제이션, 자신있습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데일리안 등 일부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2012년 오비맥주에 맥주 1위 자리를 내준 뒤 11년째 역전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오비를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하는 게 목표다.
켈리는 하이트진로가 2019년 테라 발표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신제품이다. 덴마크산 고품질 맥아를 사용한 올 몰트 라거 맥주다. 켈리라는 이름은 킵 내추럴리(keep naturally)를 줄인 말로, 인위적인 것을 최소화하고 자연주의적인 원료, 공법, 맛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 대표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주류 소비가 회복된 만큼 매출 상승세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참이슬과 진로이즈백 등 희석식 소주 시장에서 점유율 65% 이상의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맥주 시장에서도 더욱 입지를 넓혀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신제품을 출시해 테라와 연합 작전을 펼치기로했다. 갈수록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있는 데다, 지난해 맥주 신제품만 120개가 넘게 출시됐을 정도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어서다. 이제 하나의 브랜드 만으로는 시장을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가 듀얼 브랜드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자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미 소주시장에서 ‘참이슬’과 ‘진로 이즈 백’으로 성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맥주 시장에서도 ‘테라’와 ‘켈리’ 두가지 제품을 흥행시키면 1위를 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김 대표는 “2011년 4월 하이트맥주 사장에 취임했는데 그때부터 맥주 시장점유율이 계속 떨어졌다. 잘한 게 없으니 책임자로서 그동안은 할 말이 없었다. 그러나 켈리를 내놓은 지금은 이야기가 달라졌다”며 “맥주 비즈니스에서도 1등이 되는 게 목표”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그는 “적자에 대해서는 두렵거나 무섭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적자 난 회사는 망하지 않지만 매출과 시장점유율이 없는 회사는 망한다”며 “소비자와 시장이 외면하는 것이야말로 굉장히 위험한 시그널이다. 어떡해서든 올해 (1등 자리를) 다시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하이트진로는 끊임없이 시장 변화에 따른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주류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2011년까지 맥주 시장 1위를 지켰던 ‘하이트’는 오비맥주의 ‘카스’에 밀려 2012년부터 2위로 내려앉았고 점유율 하락으로 2014년 적자로 돌아섰지만 오뚜기처럼 일어섰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켈리를 통해 최단기간 두 자릿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식 문화가 변하고 주종이 다변화되면서 주류 시장 역시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장을 내민 이유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이후 경영 환경이 너무 많이 달라졌다. 심지어 회의를 할 때 코로나 이전 데이터는 보지도 말라고 할 정도로 바뀌었다”며 “소비 트렌드는 물론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소비태도 등이 전부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사회가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지속해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 수 밖에 없다”면서 “기업의 성공전략과 근무형태 등 모든 기준을 다 바꾸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야만 시장과 트렌드를 따라잡고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켈리는 그렇게 탄생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3년간 연구‧개발을 거쳐 탄생시킨 맥주다. 레귤러 맥주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를 면밀히 관찰한 끝에 개발했다. 하이트진로는 ‘변화하면 살고, 안주하면 죽는다’는 변즉생 정즉사(變卽生 停卽死)의 각오로 켈리를 준비했다.
시장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 2019년 ‘테슬라(테라와 참이슬을 섞어 마시는 방법)’ 조합으로 출시 당시 돌풍을 일으켰던 테라보다 초기 판매 속도가 빠르다. ‘켈리’는 지난 10일 기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약 104만 상자로 약 3162만 병(330ml 기준)을 판매를 돌파했다.
그는 “1년 전 4월, 테라 214만상자, 필라이트 86만상자, 기타 46만상자가 팔린 점을 감안하면, 카니발라이제이션(신규 제품의 기존 제품 시장 잠식) 없이 켈리의 판매량은 증가했다”며 “켈리의 인기 요인은 차별화다. 병 역시 MZ세대 눈 높이에 맞춰 주황색으로 제작했다”고 했다.
카니발리제이션에 대한 자신도 보였다.
김 대표는 “각각의 브랜드는 소비자와의 소통을 얼마나 충분히 하느냐가 판매량으로 연결되는 열쇠가 된다. 참이슬의 경우 모델 아이유를 통해 깔끔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진로이즈백은 굿즈 등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켈리도 현재 출시 초기지만 일부 특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켈리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이미 이런 것에 대한 테크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도 있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향후 목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하이트진로는 내년 창사 100주년을 맞는다. 100년 기업을 기념하는 해인만큼 소주와 맥주 양대 사업 부문에서 모두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시장 수요에 맞는 꾸준한 신제품 출시도 물론이다.
주류업계서는 하이트진로가 소주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성공한 만큼 올해는 국내 ‘소주시장 지배력 강화’와 ‘맥주시장 1위 탈환’이라는 두 가지 목표 달성을 위해 바쁘게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3세 경영 승계와 신사업 개척 등 적지 않은 과제도 떠안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갖고 있는 경쟁 상황과 결과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신정장 동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백년 기업에 걸맞는 ESG(환경·책임·투명 경영)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소비자에 존중받는 기업이 되로록 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향후 맥주 수출에 대해서는 “맥주는 글로벌 경쟁력이 높다. 훌륭한 브랜드도 많고 그리고 각 나라에서의 진입장벽도 높다. 조금 더 공부를 하고 상황을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운을 띄었다.
이어 “현지인들 중심으로 열정이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우리 교민들이나 여행객들 등 상황에 맞게 수출을 해 나갈 생각”이라며 “그 가운데서도 켈리는 국내서 먼저 알리고 판매를 늘리는게 급선무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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