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쓴다더니 잦은 고장…'초량 모노레일' 7년 만에 사라진다
부산 산복도로를 찾는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었던 ‘초량 168계단 모노레일’이 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2016년 운행을 시작한 모노네일은 당초 내구연한이 15년으로 예상됐으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운행을 중단하게 됐다.
7년만에 철거하는 부산 모노레일
15일 부산 동구 등에 따르면 현재 초량168계단 모노레일을 철거하고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지난 3월 11일 고장으로 모노레일이 멈추자 안전 검사를 시행해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에 김진홍 동구청장은 관련 부서에 고장이 잦은 모노레일을 경사형 엘리베이터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고, 동구는 지난달 27일 이 계획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부산 동구는 내년 5월까지 23억2800만원을 투입해 모노레일을 경사형 엘리베이터로 교체하고 그다음 달부터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초량 168계단 모노레일은 2016년 5월 운행을 시작했다. 사업비는 22억원을 들였다. 분당 35m 속도로 길이 60m, 최대 42도 경사를 오르내리는 시설로 최대 탑승객은 8명이다. 중간에 정류소 1곳이 있어 도중에 내릴 수 있다. 개통 초기부터 많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이용하며 동구 명소로 떠올랐다.
잦은 고장으로 운행 중단 일쑤
하지만 고장이 잦아 운행 중지가 된 적이 많다. 2020년 4차례에 걸쳐 운행을 중단한 데 이어 2021년에는 6번 운행이 중단됐다. 지난해엔 4번 고장 나 운행을 중단하고 긴급 점검했다. 또 올해 2월에도 한 차례 고장이 발생했다.
동구는 잦은 고장 원인을 운행횟수와 곡선형 구간이 많다는 점을 꼽고 있다. 8인승인 모노레일 하루 평균 운행횟수는 300회, 운행시간은 12시간에 달한다. 7년 동안 약 72만번 운행된 셈이다. 탑승객은 하루 평균 1200명으로 한 달 평균 3만6000명이 이용한다. 동구 관계자는 “경사도가 심한 구간에 설치된 모노레일에 이용객이 많다 보니 피로도가 누적돼 잦은 고장이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 모노레일이 생활형 교통수단이면서 관광상품으로 사용되는 만큼 애초 설계 단계부터 이런 사정을 예상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희자 동구 의원은 “모노레일 시행 전에 용역도 거쳤을 텐데 왜 이런 부분을 예측하지 못해 내구연한이 15년인 모노레일이 7년 만에 중단됐는지 그 원인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며 “잦은 고장으로 위험이 커진 만큼 안전성이 검증된 경사형 엘리베이터로 교체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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