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이 문제"…민주, '이재명 책임론' 일파만파

박준이 2023. 5. 1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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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의총서 '이재명 사퇴'까지 거론돼
비명계 한목소리로 이재명 책임 거론
친명계 "의총을 공격용으로 삼아"

더불어민주당이 김남국 전 민주당(현 무소속) 의원의 코인 투자 의혹으로 악재에 빠진 가운데 이재명 당대표의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 대표 스스로 '사법리스크'에 휩싸이면서 돈봉투 사건에 이어 코인투자 의혹 등 당내 비리 의혹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비명계(비이재명계) 중심으로 이 대표에 대한 사퇴를 거론하면서 계파 갈등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16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당내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사태 등과 관련 "검찰 탄압이다. 그리고 불법은 아니다. 당으로서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런 당의 반응이) 얼마나 안이한가?"라며 "이런 방식으로 더했다가는 민주당 진짜 큰일 난다"라고 직격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선 지난 14일 열린 마라톤 쇄신의총에선 30여명의 의원들이 당의 위기와 함께 지도부의 대응과 책임을 지적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낙연계'인 설훈 의원은 이 대표의 사퇴를 직접 언급했고, '이 대표가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 의원의 투자 의혹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당 지도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논란의 당사자들이 탈당을 하는 것 외엔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당내 의원들의 주된 문제의식이다.

이날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YTN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입니다'에서 "문제는 지도부가 여기(당내 악재)에 대해 늑장 대처를 한다는 것"이라며 "그 사이에 여론은 악화될 대로 악화돼서 비동점으로 향해 끓어오르고 그때 제대로 당에서는 조치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탈당을 하는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어 "지도부가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 민주당은 '온정주의', '우리 편만 감싸도는 그런 정당 내로남불' 이런 것이 지금 심화되고 있고 이건 문제다"라며 "당대표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 정무적 판단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 그런 얘기까지도 지금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당이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며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으로 "당은 지금 절대 위기이고 이 대표는 당의 대표로서 민주당 쇄신의 칼을 휘둘러야 한다"라며 "당이 지금 내부에서부터 붕괴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 저는 이 대표야말로 책임감 있고 권한을 가지고 이 일을 해결하는 중심에 서달라고 부탁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당내 친명계 의원 모임인 '처럼회'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 나왔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일요일 ‘쇄신’을 하자고 모인 의총에서 대표님은 이런 김 의원을 감쌌다. 온정주의의 끝판왕"이라며 "당내에서 대놓고 폭력이 벌어지고 있는데, 대체 대표님은 무엇을 하고 계신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을 비호하는 처럼회를 해체하고, 김 의원을 비호하며 처럼회를 떠받드는 극성 팬덤정치를 확실하게 끊어내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의 책임론이 대두되면서 친명계(친이재명계)와 비명계 간 의견 대립도 심화하는 모양새다. 쇄신 의총에서 지도부의 대응을 지적한 비명계 초선 홍기원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유사한 문제가 계속 닥쳐올 건데 지금처럼 대응을 하면 안 된다"라며 "윤리위원회를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등 일이 생기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의총 이후 친명계는 이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 의원을 옹호하고 나선 데 이어, 지도부에 대한 비판에도 단호히 맞섰다. 친명계 재선 김영진 의원은 "의총 결의문의 내용을 존중한다"고 했다. 그는 이 대표의 재신임 주장에 대해서는 "개별 의원들의 생각은 자유"라고 잘랐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도 "당장 검찰 수사가 들어오면 조사를 할 수 없는 상황도 있어 당이 늑장 대응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의원총회를 공격용으로 삼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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