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15세 속여 美고교 다닌 한인 여성…"외로워서" 호소
미국 뉴저지주에서 서류를 위조해 고등학교에 입학, 고교생 행세를 하다 재판에 넘겨진 29세 한국인 여성이 “외로움에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월 출생증명서 등을 허위로 조작해 뉴저지주 뉴브런즈윅 고등학교에서 여고생 행세를 하다 붙잡힌 한국인 여성 신모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신씨는 지난 1월 뉴브런즈윅 고등학교에 가짜 출생신고서를 제출하여 나이를 15세라고 속이고 입학했다. 이후 4일간 고등학교에 다니며 강의를 듣고, 학생들과 어울렸다.
신씨가 학생 행세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뉴저지 주법이 입학 접수 직후부터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입학 관련 서류가 구비되지 않았더라도, 일단 입학한 뒤 30일 안에만 제출하면 된다.
경찰은 신씨가 재학생들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일부 학생들에게 계속 연락을 취했다면서, 그를 공문서위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다. 이어 학교 운동장 등에 출입을 하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지난 3월 한 차례 열린 재판에 이어 신씨의 변호사는 이날도 “그는 외로웠고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이제 그녀가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신씨는 16세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기숙학교 생활을 했으며, 뉴저지주 주립 럿거스대에 진학해 정치학과 중어중문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앞서 열린 재판에서 신씨 측은 오랫동안 한국을 떠나있었고 최근 이혼의 아픔을 겪어 평소와 다른 행동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등학생 시절 가졌던 안정감을 다시 느끼고자 벌인 행동이었을 뿐, 범죄 의도는 없었다”라고 일관된 주장을 했다.
신씨의 변호사는 그가 현재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며 형사 유죄 판결을 피할 수 있는 일종의 조정과 같은 절차를 담은 ‘중재 프로그램(Pretrial Intervention Program)’에 참여하길 원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재판부가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다면 그의 혐의는 기각될 수 있다고 SCMP는 보도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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