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계약마진 멋대로 산정… 1분기 순이익 7조 ‘실적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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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효과로 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에만 순이익 7조여원에 달하는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허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익성 지표가 된 계약서비스마진(CSM) 산출 기준이 보험사마다 제각각인 탓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IFRS17에 따라 부채도 시가로 평가하고, 수익성 지표인 CSM 계정을 새로 도입했다.
IFRS17 하에서 각 보험사는 스스로 결정한 손해율, 해약률 등을 가정해 CSM을 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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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정한 손해율·해약률 반영
금감원 “가이드라인 마련” 뒷북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효과로 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에만 순이익 7조여원에 달하는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허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익성 지표가 된 계약서비스마진(CSM) 산출 기준이 보험사마다 제각각인 탓이다. 회계기준 변경으로 부풀려진 이익이 향후 손실로 조정될 경우 보험사의 지급여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심각성을 깨닫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키로 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분기 전체 보험사의 순이익은 약 7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6조7000억~7조원 정도로 예상되는 은행권의 이익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전체 보험업계의 순이익이 9조2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순이익에 버금가는 실적을 거둔 셈이다.
여기엔 미실현 이익을 예측해 현재 가치로 반영하는 IFRS17의 마법이 영향을 끼쳤다. 과거 보험사들은 자산은 시가로, 부채는 원가로 평가해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IFRS17에 따라 부채도 시가로 평가하고, 수익성 지표인 CSM 계정을 새로 도입했다. CSM은 보험계약으로 얻을 미실현 이익을 현재 가치로 평가한 지표다. CSM은 계약 시점에 부채로 인식되지만 계약 기간 동안에는 이를 상각해 이익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CSM 산출에 보험사의 자율성이 개입되면서 회사 간 실적 비교가 무의미해졌다. IFRS17 하에서 각 보험사는 스스로 결정한 손해율, 해약률 등을 가정해 CSM을 산출한다. 보험사가 가정을 낙관적으로 설정하면 CSM 지표가 우수하게 나오고 이는 당장의 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실손보험의 경우 미래 갱신보험료를 과도하게 인상하는 것으로 가정하면 보험부채가 감소해 실적을 개선한 것처럼 보이는 식이다.
일부 보험사들은 100세 만기 상품 등 과도하게 만기를 확대해 회계상 이익을 노리는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의 이런 행태는 현재의 부담을 미래로 미루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적 증가가 기업 수익성 증대가 아닌 회계기준 변경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FRS17은 초기 사업비가 계약 후반부로 이연됨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IFRS4보다 상품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구조”라며 “여기에 신계약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향후 예상치와 실제값의 차이(예실차)와 손실비용의 확대 가능성이 급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뒤늦게 심각성을 깨닫고 CSM 산출을 위한 계리적 가정의 합리성 점검에 나섰다. 금감원은 빠르면 이달 안에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무·저해지 보험의 해약률 등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한 세부 기준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단기간에 실손보험 외 모든 보험의 세부 기준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빨라야 올해 말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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