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기 목사의 플랜팅 시드] <8> 사람이 모이는 공동체가 되려면
사람이 그립다. 개척의 길은 사람이 그리운 걸음이다. 예배 시간이 가까워지고 신경은 모두 예배당 문 앞으로 곤두서게 하지만 오늘도 새로 온 사람은 없다. ‘한 영혼을 외치며 개척했는데 혹시나 정말 한 영혼으로 끝나는 교회가 되지는 않을까.’ 생각이 되뇌어지고 머릿속을 맴돈다. 걱정이 자존심까지 건드린다.
‘어떻게 하면 사람이 모일까.’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지만 개척한 뒤 사람들이 모이는 교회의 특징을 살펴본다.
첫째, 설교자의 열정적이고 긍정적인 메시지다. 교회를 사랑하고 수많은 사람 앞에서 설교하는 것 같은 뜨거운 열정으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개척한 후 빠른 시간 안에 수적 부흥 없이 고립을 겪으면서 비뚤어지는 설교자가 많다. 세상을 비판하고 기독교를 비난하며 한국의 교회들이 큰 문제라는 메시지들을 매주 한풀이하듯 외친다. 그러나 비판의 메시지는 사람을 살리지 못한다. 목회자가 살리지 못한 그 사람 역시 공동체를 떠나거나 교회를 비난하게 된다. 부정이 부정을 낳을 뿐이다.
둘째,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똑똑한 교회보다 따뜻한 교회가 좋다. 들어오는 길부터 안내판과 함께 특별한 마음을 느끼게 한다. 파이팅 넘치는 목사가 교회 문 앞에서 크게 인사를 전한다. 에너지가 넘치는 곳에 사람이 모인다. 따뜻함으로 공동체를 채우면 사람도 채워진다. 온기 없이 차갑게 식은 공동체에 머물고 싶은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셋째, 느긋함으로 상황을 대처한다. ‘포커페이스’여도 좋다. 서두르는 모습을 극복하든지 아니면 적어도 목자가 당황하고 있음을 들키지는 마라. 서두르는 리더를 바라보며 어떤 사람도 그 공동체로 발을 내딛지 않는다. 일상의 조급함에 찌든 성도들에게 여유와 아늑함을 주는 리더가 공동체에 견고한 울타리를 만들 수 있다.
넷째, 이미지로 소통하는 시대다. 사진을 찍고 행복한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다. 사람이 많지 않아도 괜찮다. 교회 모습이나 공간의 일부, 다이소에서 산 예쁜 소품을 찍어도 좋다. 행복한 모습은 사람의 마음을 연다.
다섯째, 소그룹이 가능한 숫자일 때는 소그룹별 식사를 통한 초대가 적절하다. 개척교회일 때는 교회로 바로 초대하는 것보다 사적인 자리에서의 만남을 통해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오는 것이 좋다. 언제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교회인지를 듣고 오면 조금 적은 숫자가 모여도 이해가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해는 공동체의 디딤돌이 된다.
오늘도 목사님 한 분이 찾아오셨다. 목사님은 미국 교단 사역을 하시는 분으로 교회 개척에 경험이 많은 분이다. 그와 나눈 대화 중 기억에 남는 말씀이 있었다. 누군가를 흉내 내는 사역이 아니라 창조적인 개척 사역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말씀하셨다.
교회를 시작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성장하는 것만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길은 아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는 공동체가 세상 중심에서 하나님 중심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공동체의 크기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이 찾아오는 공동체는 사람에게 입맛을 맞추는 곳이 아니다. 오히려 목사의 가슴속에 하나님께서 주신 그 교회를 꾸준히 만들어갈 때 사람들은 그 공동체의 일원이 돼간다. 처음 시작할 때 꿈꿨던 교회를 다른 어떤 것과 타협하지 말라. 몇 사람의 의견에 흔들리지 말라. 그 교회가 세상에 필요해 주님께서 주신 꿈이다. 꿋꿋하게 준비하면서 공동체를 세워가자.
사람이 모이는 교회는 모든 개척교회 목사의 바람이다. 이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항상 말하지만 그 마음을 멈추고 속도를 늦춰야 한다. 공동체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공동체라면 더욱 그렇다. 개척의 자리에서 아름다운 공동체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그 걸음 자체가 귀하다. 오늘도 크게 한숨 한 번 쉬고 웃으며 한 걸음만 나아가 보자.
라이트하우스무브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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