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 퇴근합니다”… MZ 교역자 칼퇴에 교회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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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사님, 죄송합니다. 6시 반이면 퇴근 시간 이후라 찬양 인도가 어렵습니다."
최근 서울의 한 대형교회 여전도회 회장이 예배에 앞서 한 전도사에게 찬양 인도를 부탁하자 퇴근을 이유로 고사한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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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사님, 죄송합니다. 6시 반이면 퇴근 시간 이후라 찬양 인도가 어렵습니다.”
최근 서울의 한 대형교회 여전도회 회장이 예배에 앞서 한 전도사에게 찬양 인도를 부탁하자 퇴근을 이유로 고사한 일이 있었다. 이 일로 교회가 한바탕 들썩였다.
이 교회 A집사는 1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도사님들께 찬양 인도를 부탁드리는 일이 종종 있다. 이분께는 꽤 시일을 두고 부탁했는데 퇴근 시간을 이유로 거절하자 교회에서 말이 많았다”면서 “요즘 젊은 교역자에게 이런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데 사실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자기애가 강하고 스스로의 만족을 중시하는 MZ세대 교역자와 전통을 중시하는 교회 사이에 발생한 갈등의 한 사례다. 교역자 사이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은 왕왕 발생하고 있다.
서울의 또 다른 교회 B부목사는 “후배 전도사들과는 ‘아’ 하면 ‘어’ 할 정도로 손발이 맞아야 하는데 최근에는 ‘아’ 하면 ‘왜요?’가 나오니 말문이 막힌다. 분명 우리 때는 안 그랬다”면서 “‘제가요?’ ‘지금요?’ ‘왜요?’란 말이 교역자실 안에서도 전혀 낯설지 않다”고 토로했다.
MZ 교역자들도 할 말은 있다. 너무 옛것만 강조하는 교회 문화가 답답하다는 것이다.
감리교신학대 신학대학원에 다니는 C씨는 “‘상명하복’ 문화가 교역자실에 있는데 자라면서 이런 문화를 경험한 일이 없다 보니 적응이 솔직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은 ‘전임 전도사 청빙난’으로도 이어진다. 전임 전도사는 목사 안수를 받기 직전 단계로 담임목사, 부목사와 함께 사역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서울 강남의 D교회는 최근 장로회신학대 홈페이지의 ‘초빙 게시판’에 ‘전임 전도사를 모신다’는 글을 올렸다.
이 교회는 ‘좋은 분위기’ ‘월요일에는 휴일 보장’ ‘토요일은 당직자만 근무’ 등의 조건을 언급했지만 ‘좋은 전도사 모시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고 했다. 이 교회 E 담임목사는 “전임 전도사들이 우리 교회처럼 부목사가 3명 정도 있는 교회를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면서 “교회에 오면 자신이 맡은 일 외에도 부목사들 심부름까지 할 것이라는 염려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는 “현실이 이런데 옥석을 가린다는 것 자체가 사실 말이 안 된다”면서 “그렇다고 아무나 뽑을 수도 없다 보니 결국 공고만 반복해 내고 있다”고 했다.
이의용 교회문화연구소장은 “그동안 교회가 다음세대와의 소통에도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런 문제가 최근 ‘MZ 교역자’들과의 갈등으로 표면화되고 있다”면서 “교회 내 언로 확장과 소통 활성화를 위한 고민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MZ세대라고 해도 교회와 노회가 신학생을 추천하는 단계부터 사명감을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두고 선발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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