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두고 추방된 탈북녀 얼마나 되나"…유엔, 中인권 심의서 지적

한지혜 2023. 5. 16.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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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심의 현장. 유엔 TV=연합뉴스


북한이 아닌 중국을 대상으로 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의 심의에서 탈북 여성의 인권 유린 문제가 처음으로 현안으로 다뤄졌다.

15일(현지시간) CEDAW에 따르면 달리아 레이나르테 CEDAW 위원은 지난 12일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중국 심사에서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서 처한 인권유린 문제를 지적하며 중국 정부에 질의했다.

레이타르테 위원은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은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강제 추방당할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아이를 낳아도 추방 위험 때문에 사실상 출생 신고를 하기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아이의 중국인 아버지는 북한 어머니가 남한으로 갔거나 북한으로 다시 추방된 후에야 아이를 정식 등록한다고 알고 있다. 이는 모성을 박탈하는 것으로, 얼마나 많은 아이가 이렇게 등록돼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또 "자녀를 중국에 두고 북한에 강제 송환된 탈북 여성의 규모는 얼마나 되느냐"고 물으면서 북한 여성과 그 자녀들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할 수 있는 중국의 법제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은 난민지위에 관한 협약 당사국"이라며 "경제적 이유로 중국에 들어온 사람들은 난민 지위를 부여받을 수 없고 대부분의 북한 여성은 경제적인 이유로 중국에 왔다"고 답변했다. 탈북 여성들을 대부분 '돈을 벌려고 들어온 사람들'로 파악하고 있으며 인신매매 등과는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어 중국은 '외국 국적의 여성이 중국 남성과 결혼하면 혼인신고를 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유엔은 그간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의 정례 보고서를 비롯해 여러 방식으로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서 처한 인권유린 문제를 지적해왔다.

북한인권단체들은 이번 중국 대상 심의에서 탈북 여성 문제가 다뤄지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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