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번 주 외교 수퍼위크, 미래지향적 외교 디딤돌 만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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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한국·일본서 10개국 정상과 연이어 회담
과거 딛고 미래 여는 ‘한·일판 엘리제조약’ 추진을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주 서울과 히로시마를 오가며 숨 가쁜 정상외교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내일 서울에서 방한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19~21일 히로시마에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또 일본에서 귀국하는 21, 22일엔 각각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만난다. 1주일 동안 10개국 정상을 만나는 ‘외교 수퍼위크’를 보낼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히로시마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원폭 피해 위령비를 함께 방문해 5만 명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희생자를 위로하는 일정을 잡았다. 취임 후 세 번째로 진행할 한·미·일 정상회담에선 한·미(지난달), 한·일(7일)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정보 공유 문제를 집중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다. 과거의 상처를 보듬고, 안정적인 현재를 만들면서 미래를 향한 걸음에 나서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집권 1년을 앞둔 지난 9일 “1년 전 이맘때를 생각하면 외교안보만큼 큰 변화가 이뤄진 분야도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과 세일즈 외교, 한·미 동맹 강화, 한·미·일 공조라고 꼽은 외교안보 분야의 성과를 부정할 수는 없다. 지난 1년의 성과가 결실로 이어지기 위해선 이번 주 외교 수퍼위크가 미래를 위한 설계도를 그리는 디딤돌을 놓는 시간이 돼야 한다.
지난 7일 한·일 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중간점검하고 발등의 불을 끄는 작업도 필요하다. 한국 전문가들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 또한 단순 현장 방문을 넘어 충분한 확인을 통해 한국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윤 대통령이 설득에 나서야 한다. 미래를 향한 양국의 선언적 조치도 필요하다. 지난 11일 기시다 총리와의 담화 중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언급한 ‘한·일판 엘리제조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참고할 만하다. 앙숙이었던 독일과 프랑스는 1963년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외교·국방·교육·문화 등 전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엘리제조약’을 맺은 뒤 갈등 요인이 확 줄었다.
이번 기회에 서방국가들과 단단한 관계를 맺는 동시에 중국·러시아도 한국의 외교 선택지에 포함해야 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지난 1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틀간 만났다. 미·중이 당장은 서로 각을 세우며 견제하면서도 ‘윈윈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핵 문제는 물론 경제 분야에서도 한국엔 떼려야 뗄 수 없는 나라다. 중국과 러시아를 선택지에서 배제하는 건 반쪽 외교일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에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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